학문수련

전임 김석규 목사는 미국의 오리건주 웨스턴 신학대학원에서 학업을 마친 분으로 영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어학 능력이 탁월한 엘리트 목사로서 최 목사에게 엄청난 도전을 주었다. 최 목사는 급격한 목회 현장 변화와 복잡한 갈등 속에서도 꾸준히 학문을 닦았다. 자투리 시간이 그에게 유용한 학습 시간이었다. 주머니에는 핸드북, 암기할 카드가 있고, 가방 속에도 교재, 사전, 노트가 들어있었다. 그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며 단어를 외우거나 독서에 열중했다. 

대학원과정 수업을 따라가며 학점을 취득했고 어려운 외국어 시험을 치렀다. 영어단어를 암기하며 원서를 읽어나가느라 많은 고생을 했다. 매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자투리 시간에 종로의 학원으로 달려가 시사영어와 회화를 반복 수강했다. 

어느 이른 아침 영어학원에서 공부 중에 화장실에서 코피를 쏟는데 우연히 충무로교회 장로 한 분이 그 모습을 보고 교회를 통해 젊은 담임목사의 학문연수를 성원해 줬다. 서울신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해외영어연수 겸 목회자 훈련 과정에 참여했다. 미국의 제3세계 교회 지도자 훈련을 지도하는 하가이(Haggai) 박사가 세운 선교훈련원에 지원했다. 

성경적 전도 이론과 교회 성장론에 근거한 목회자의 지도력훈련 과정이었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 10여 개국 교회 지도자들이 참여했다. 싱가포르 중심가 호텔에서 아침 기도회부터 오후 늦게까지 수업을 계속했다. 영어로 외국인 목회자들과 함께 기도회와 간단한 성경 묵상 순서를 인도하면서 영어훈련을 받았다. 과제물과 강의주제는 목회자의 지도력과 교회 성장이론에 치중했다. 이 과정은 성경적 지도이론과 교회성장론에 근거한 목회자의 지도력 훈련 과정이었다. 언어훈련, 목회자의 비전을 실현하는 지도력 훈련 과정 제33기 수료생이 되었다.

1986년 9월에는 보세이 에큐메니컬연수원과정 수강생으로 입학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한국기독교협의회(KNCC)의 추천을 받아야 참여할 수 있었지만, 보수 교단 목사인 최 목사에게 특별한 기회를 열어 주었다. 보세이 에큐메니컬연수원에서 한 학기 이상 수강을 하며 에큐메니컬 신학 이론과 세계교회운동에 관한 이론을 이해하게 되었다. 제네바대학교 대학원 수준의 이론강의는 영어와 함께 불어와 독일어 통역으로 진행되었다.

15개국 목회자들이 함께 참여했고, 분과별 토론과 분과보고도 나누었다. 강의 주제는 복음과 문화(Gospel Culture)였다. 선교지역 문화 접촉 문제가 주로 논의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이 진행되었다. 강의는 세계교회운동을 지도하는 저명한 교수들이 맡았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를 방문해서 그 기능과 활동을 이해하였다.

보세이 에큐메니컬연수원의 분주한 연수 과정 중에도 매일 목회학 학위논문 작성에 진력했다. 안식년 1년의 금쪽같이 소중한 기간에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과 장로회신학대학원 공동주관의 목회학 과정의 최종 학위논문을 영어로 작성해야 했다. 

도서실에는 필요한 참고서와 논문들이 매우 많았다. 따듯한 난방시설과 밤 깊도록 책을 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도 있었다. 보세이 에큐메니컬연수원을 수료하고 귀국할 때까지 학위논문 초안을 거의 완성했고 영어문장 감수도 받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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