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 참담하고 황당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집중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교권의 추락과 학생들의 패륜, 학부모들의 갑질 사건들이다. 이로 인해 현장의 교사들은 날로 교육에 어려움을 느낄 뿐 아니라 의욕도 상실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자살한 데다가, 한 유명 만화가 부부가 아들의 담당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하고, 한 교육부 사무관이 자녀의 담임을 아동 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 처분을 받게 한 사건 등이 차례로 크게 화제가 되면서 전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러한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교육’의 책임을 학교, 그리고 교사에게만 떠넘기려 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무책임한 태도다. 그리고 이것은 기독교인 학부모들도 매우 주의해야 할 측면이기도 하다.

교육의 주체는 바로 가정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먼저 올바른 성품을 길러 줘야, 그 기초 위에서 학교에서 올바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신앙에 있어서도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먼저 올바른 신앙을 심어 줘야, 그 기초 위에서 교회에서 올바른 신앙 교육을 시켜 줄 수 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전 사회적으로 전문화와 분업화가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부모들이 저마다의 생업에만 집중하고,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문제들은 모두 학교와 교사들에게, 그리고 신앙에 대한 문제들은 모두 교회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그렇게 책임을 떠넘겼으면 권한이라도 좀 더 폭넓게 인정해 주면 좋을 텐데,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마치 피고용인 내지 하인 취급하며 갑질을 일삼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자녀에게 문제가 생기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폭언을 퍼붓고 소송을 제기하니, 교사들로서는 더 이상 사명감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사건 중 교육부 사무관은 자신의 신고로 자녀의 담임이 바뀐 뒤 새로 온 담임에게 자신의 자녀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며 특별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편지에는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싫다는 음식을 억지로 먹지 않게 한다”,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 “지시, 명령투보다는 권유, 부탁의 어조를 사용해 달라”, “두 손 모으고 고개 숙여 (하는 방식의) 인사를 강요하지 않도록 해 달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왕의 DNA’라는 표현이 워낙 강렬해 집중 포화를 받고 있지만, 사실 최근 많은 부모들이 이처럼 자신의 자녀들을 과잉 보호하고,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까지 서슴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이는 큰 사회적 문제다. 자신의 자녀를 ‘왕’ 또는 ‘왕자’ 등으로 표현하며 그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 자체를 문제라 할 수는 없으나,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왕처럼 떠받듦만 받게 하는 교육은 그 아이의 미래를 망칠 뿐이다. 다른 이들을 위해 섬기고 희생하고 낮아지는 것이 진정한 왕도(王道)이고, 또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걸으셨던 길임을 모든 이들은 명심해야 한다.

제도적인 문제도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국의 교육 현장을 잠식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가 심각하다. 최근의 사건사고들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 때, 속히 이 문제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져 정확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먼저 가정, 학부모들이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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