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오개를 사랑하시는 분들의 마음의 성원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까, 여러분이 자신이 본 블로그에서 감명 깊었던 사진이나 글을 퍼나르기 해서 보내주신다. 아마도 애오개의 소재가 훨씬 더 다양해질 수는 없을까 하는 바람에서이겠지만, 개인적인 신앙 체험이나 미담이 과장된 경우가 많아서 애오개의 소재로 끌어오기가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그런가 하면 뛰어난 글솜씨로 신앙인의 모순을, 굴레에 갇힌 모습을 비아냥대는 글들은 소개하기가 조심스러워지다 못해 겁이 난다. 행여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지레 두려워져서…

▨… 지난 달 말쯤에 원로 급의 어느 장로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전화의 요지는, ‘요즘 젊은이들은 법대로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법에 어긋나면 누구이든 고소, 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애오개가 바르게 잡아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요컨대 법이 만능이면 신앙의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물음이었다. 애오개가 우물쭈물하자 장로님은 우분투(UBUNTU)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바로 보내셨다.

▨… ‘우분투’는 남아프리카 반투족이 쓰는 말이며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의 전통적 사상을 압축해 놓은 말이면서 동시에 데스몬드 투투 남아프리카 성공회 대주교와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대통령이 주도한 평화운동의 사상적 뿌리이며 기초라고 한다. (참조·데스몬드 투투 용서 없이 미래 없다  ) 투투에 의하면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며 그것을 깨닫는 것이 우분투의 핵심이다. 따라서 우분투는 용서의 실천을 전제한다.

▨…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혹독했던 소수 백인들의 다수 흑인 수탈 시대를 마감하면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용서 없이는 미래도 없다”고 외쳤다. 아무리 간악한 흑인 수탈, 인종차별 가해자일지라도 잘못을 고백하면 사면하고 우분투로 끌어안았다. 실제로 흑인들의 인종차별 폐지운동을 무지막지한 살상으로 탄압했던 백인 보안군 책임자가 고백하자 법정이 박수로 용서를 선언하기도 했다.

▨… 광복 78주년이다. 용서는 해도 잊지는 말아야 할 일들을 거꾸로 잊어버렸으면서도 용서는 할수 없다고 서로 침뱉으며 치고 받는 정치권의 몰골이, 우분투는 듣지도 못한 것같은 교단의 정치판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뉘라서 부인할 수 있을까. 남과 북, 동과 서로 찢기어진 나라 꼴을 우리 교단도 닮아가는 무신경이 서글퍼서 노장로님은 우분투를 소개하려던 것일까. 78주년의 8·15의 감회가 서글프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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