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현장 넘나드는 건축학자로 두각
모교서 후학 양성·학술교류도 앞장 … 한국교회 재건축 등 기여 방안 고심 중

미국에서 최신 건축을 가르치고 있는 젊은 건축학 교수 라승규 집사(동일교회, 오클라오마 주립대·사진)는 이론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르침과 다양한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승규 교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미국에 유학,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건축학을,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도시설계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재다.

그는 졸업 후 뉴욕의 유명 건축회사인 ‘다니엘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3년여 근무하면서 풍부한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익혔고 모교로부터 부름을 받아 후학을 양성하는 사역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현장경험과 열정 넘치는 가르침은 후학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어느 날 모교에 계신 교수님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안받았습니다. 뉴욕의 대학에서 가끔 학생들을 가르치긴 했지만 교수 생각하지는 않았었는데 아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서 교수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사실 라 교수는 미국에 유학을 가면서 세웠던 나름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하던 상황이었고 마침 건축사무소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마무리되어 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뉴욕을 거점 삼아 한국의 송도, 용산 등의 설계와 관련된 일도 참여했고, 폴란드와 독일 등 유럽의 일을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기초로 학생들을 가르쳐 보겠다는 생각도 품게 되었다.

이런 그가 최근 한국교회를 위한 사역에 한 발 내밀게 됐다. 지난해부터 서울에 있는 한 교회의 설계와 건축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이 교회의 건축설계를 다른 업체에서 진행하던 중 라 교수에게 건축설계를 의뢰한 것이다. 처음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배운 지식과 경험을 한국교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 맡게 되었다.

“연면적 4000평 규모로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교회의 지역적 조건과 상황을 검토하는 등 최선을 다해 설계했고 목사님과 당회원들에게 설명했는데 모두 좋아하셔서 건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회와 설계자, 시공회사가 함께 하나님의 성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교회 건축을 아버지 라헌영 장로가 책임자로 있는 승희종합건설에서 시공책임을 맡아 좋은 동역관계가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들이 설계한 건물이기에 아버지는 더욱 정성을 기울이고 가능한 설계자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욱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미국은 디자인 등이 강하고 한국은 건축의 실제가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라승규 교수는 자신의 건축 방향을 ‘현장에서 얻는 영감’을 중요시 하며 교회의 이미지와 함께 건축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한다고 말한다.

“최근 십자가만 빼면 그냥 ‘빌딩’인 경우가 많은데 그런 형태의 건축물로 교회를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서도 중요하지만 성전으로서 이미지도 중요하다고 여겨, 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설계 과정부터 시공 과정까지교회의 로비 부분과 설교강단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로비는 단순히 접근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성도들이 예배에 오면서 경건해지고 교회를 나설 때는 함께 어울리고 대화하는 만남의 장이며, 강단은 성도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말씀이 선포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라 교수는 자신의 신앙 뿌리인 한국교회에 도움되는 역할을 하고 싶을 뿐 아니라 자신이 관심 갖고 지켜봐왔던 도시설계 분야에서 한국 건축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방학 때 서울에 올 때마다 집 옥상에 올라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서울의 재개발, 설계 등을 구상하기도 했다는 라 교수는 “600여년 이상의 고도로 급속하게 도시화된 서울은 난개발과 급속한 팽창 등으로 난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50년 이상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도시를 아름답게 재설계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한차례 이상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여 논문을 발표하고 학자와 현장 건축가들과 교류할 때마다 언젠가는 자신의 고향인 한국에서 이러한 건축 관련 학술행사가 열려 세계 건축학계의 동향이 한국에 알려지고 이를 통해 한국 건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젊은 열정으로 펼치는 그의 사역이 더욱 확장될 뿐 아니라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를 위한 봉사의 꿈이 어떠한 형태의 열매로 나타날 것인지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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