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관 침수, 강화마루 바닥 솟고 예배용 집기 물 먹어
성도들, 집 물에 잠기고 땀 흘려 키운 농작물 모두 쓸려가
복구 위한 도움의 손길과 기도 절실

집중호우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이 물에 잠겨 지난 15일 성도들과 주민들이 복지관으로 대피했다.
집중호우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이 물에 잠겨 지난 15일 성도들과 주민들이 복지관으로 대피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7월 15일 침수된 궁평2지하차도 인근에 위치한 궁평교회(조재웅 목사)와 성도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궁평교회는 사고 지점과 약 1km 떨어져 있다. 15일 쏟아진 비로 반지하 교육관에 물이 들어차고 소그룹실 전기판넬이 침수되어 복구가 필요했다. 강화마루로 되어있는 바닥이 전부 솟아올라 뜯어내야할 상황이었으며, 교육관에서 사용하던 기계, 스피커, 피아노 등의 음향 장비가 물을 먹었다.

지난 15일 오후 4시경 읍사무소로부터 대피 명령을 받은 성도와 마을 주민들은 복지관과 오송중학교로 나누어 대피했다. 대부분이 80대 성도들로 이루어진 교회다. 지자체와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성도들의 가정에 방문,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궁평교회, 반지하 예배당에 들어찬 물을 퍼내고 있다.
궁평교회, 반지하 예배당에 들어찬 물을 퍼내고 있다.

조재웅 목사는 “오후 12시쯤 교회에 와보니 지하에 물이 계속 불어났고 발목까지 잠겼다. 천장을 비롯해 교회 전반적으로 여기저기 비가 새는 가운데 지하마저 물이 찼다. 뭔가 뚫렸는지 지하에 물이 막 불어났고, 계속 솟아나서 퍼내도 퍼내도 끝이 없었다”고 전했다. 사택은 지대가 약간 높아 물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사택 앞길은 강물이 되어 흘렀다.

17일에는 종일 9시간가량 교회당 복구작업을 진행했으며, 비는 잠시 그친 상태지만 교회 건물의 제습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예보대로 비가 또 많이 오면 다시 퍼내야 하는 상황이다. 

 

집에 물이 들어차 피해를 입은 모습.
집에 물이 들어차 피해를 입은 모습.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성도들은 살던 주택과 키우던 농작물을 잃었다. 박상서 안수집사(궁평교회)와 그의 아들 가정은 목조로 지은 집이 물에 잠겨 복구하는 동안 지낼 원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농작물이다. 이 지역 성도들은 특수작물을 위주로 경작하는데, 샤인 머스캣, 애호박, 방울토마토 등 키우던 농작물이 모두 물에 쓸려갔다. 비닐하우스는 아예 휘어져서 옆으로 누워버렸다. 다시 세우기는커녕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교회 집기와 음향장비 등 기계들이 물을 먹고 고장이 났다.
교회 집기와 음향장비 등 기계들이 물을 먹고 고장이 났다.

대피 명령이 해제된 16일 주일 아침에는 사모가 운전한 교회 봉고와 교회 집사, 마을 이장 등이 운전한 트럭 두 대로 연로한 성도들과 짐을 집마다 날라주었다. 이날 성도들은 침수된 교육관을 피해 2층 본당에서 다 같이 예배를 드렸다. 유치부실도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불이 안 들오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인 복구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에서 조재웅 목사는 “다시 아이들이 마음껏 예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삶의 터전을 잃은 성도들이 낙심하지 않고 신앙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집중호우 피해 속에 오송 궁평2지하차도 교통통제 미흡으로 인한 사고로 사상자가 14명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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