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성결인, 차근차근 개선안 찾아야

조재석 목사(전 본지 편집국장)
조재석 목사(전 본지 편집국장)

저는 작은 섬교회 출신입니다. 글 쓰는 재주 하나 믿어준 선후배 추으로 한국성결신문 기자가 됐고, 15년 가까이 일했습니다. 

총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총회 개회사, 총회장 목회 서신 등 초고를 썼고, 총회본부 정책자료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성결교인이기 때문에 아무런 댓가 없이 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모 총회장깨 ‘정치꾼’, 누구의 ‘하수인’이란 소리도 들었고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받고 재판을 거쳐 벌금도 받았습니다. 목사 안수과정에 고시위 비판 칼럼을 써서 고시위 태클도 당했고, 모든 절차가 끝난 후 순종을 강요하는 모 목사님 때문에 시골 부모님 없이 홀로 안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온갖 고초를 다 겪은 후 결국 국장직을 내려놓고 독일로 와서 9년 째 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사회복지시설에 자리도 얻었고 가족과 행복히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 모 총회장님의 신문사 관련 특별 서신을 보고 잠을 설쳤습니다. 하지만 침묵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렇게 펜을 들게 됐습니다. 첫째, 한국성결신문은 교단 신문입니다. 한국성결신문은 총회 헌법에 있는 기구로, 총회장이 발행인을 맡고 교단 목사와 장로가 모든 구조에 참여합니다. 한국성결신문이 교단 신문이 아니라고 말하려면 헌법에서 한국성결신문 문구를 지워야 합니다. 입장 차이로 견해를 달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교단 신문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해결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교단 신문임을 부인한다면, 그 어떤 논의도 할 수 없습니다. 총회 헌법을 부인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둘째, 신문의 역사를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성결신문은 1989년 총회장의 승인을 받아 평신도 기관이 연합하여 창간했습니다. 그때는 목사와 장로 총회 소속 여부에 상관 없이 한국성결신문을 살리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한 마음이었죠. 한국성결신문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셋째, 발전을 위한 견해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사 파송, 비상근 또는 반상근 사장도 논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나 구조 변경 등의 사안은 차분히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성급하면 체하고 발전이 아닌 퇴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취재를 제한하거나 광고를 거부하거나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유지재단 계좌 사용을 중단하는 일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성결인입니다. 넷째, 실무진에 대한 비방이나 공격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와 같은 상황은 저로서 충분합니다. 몇몇 기자는 저와 함께한 동료로, 저와 동일한 의식을 가지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성결교회의 발전을 원하신다는 사실을 압니다. 다만 서두르지 마십시오. 

내가 꼭 해야한다는 사명의식도 버리십시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양해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면 언젠가 각자 바랐던 그 길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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