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로 엮는 성결교회 이야기 1368
믿음의 삶으로 고통 받은 군대생활

          故 주환 장로
          故 주환 장로

청년 주환은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줄줄이 신체검사를 다 마치고 판정관 앞에 섰다. 그의 앞에 선 청년이 키와 체격도 좋았다. 그런데 판정관은 그의 이름을 부르며 “OOO, 병종 불합격!”하자, 그 친구도 “OOO, 병종 불합격!”하며 씩 웃었다. 그는 ‘아, 뇌물을 주었구나’ 생각하고 국가를 걱정해야 했다.

그의 차례가 되어 판정관 앞에 섰다. “주환, 갑종 합격!” 판정관이 외치자, 그는 “주환, 갑종 합격!”하고 복창했다. 그리고 사병의 안내를 받으며 그는 입대자를 위한 길로 가서 동료들과 함께 차례대로 군번을 받고 훈련소 29연대 0중대로 가서 훈련병 생활을 시작하였다.

훈련소의 기본교육은 4주간, 전반기 교육을 마치면 대개 각 병과별로 분류된다. 주환은 병참부대로 분류되어, 병참 교육을 받았다. 병참은 군수물자를 담당하는 중요부서로 양심적인 사람이 요구됐는데 관계관이 그의 성경학교 재학생이라는 이력서를 본 것으로 생각된다.

소정의 병참 교육을 마친 그는 전방부대의 사단에 배치되어 병참을 담당했다. 군대에서 돈이 되는 병과는 병참이었다. 각종 의류와 급식, 차량의 휘발유 등 많다. 그 시기는 군대도 부패하여 사단장들이 군수품을 빼돌려 부정 축재를 했다가 체포된 신문기사가 더러 났었다.

어느 날 고급장교 운전병 하사가 그에게 상당한 휘발유를 요구했다. 휘발유는 고급장교의 지프나 수송 트럭에 매주 일정량이 지급하게 돼 있어 그 하사에게 이번 주 휘발유를 지급했는데, 또 요구한 것이다. 주환은 이번 주의 분량을 지급했는데 또 지급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랬더니 하사가 상급자 말을 듣지 않는다며 주먹으로 얼굴을 구타하고 군화로 몸을 가격했다. 너무 심하게 맞아 그가 쓰러졌을 때 이를 지켜본 그의 선임하사(중사)가 고급장교의 백을 믿고 날뛰는 하사를 겨우 뜯어말려 보낸 후에 그를 의무대를 거쳐 군병원에 입원시켰다.

그가 퇴원한 한 달 후에도 그 하사가 또 찾아와 또 부정을 요구했다. 그는 “부정한 짓은 국가에도, 내가 믿는 하나님께도 죄가 되니 절대 안 된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자 또 전처럼 주먹과 군화로 사정없이 때리고 차서 또 입원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여, 군대에서 믿음으로 살려니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저를 믿음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얼마 후 5월 16일 군사혁명이 일어났다.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국가를 바로 세우겠다는 뜻을 지닌 고급장교들이 합심하여 전방 수개 사단을 이끌고 한밤중에 서울로 이동해서 총 한 방 쏘지 않고 정부 주요 기관과 KBS를 점령하고 새벽에 방송으로 전국에 이를 알렸다.

이날 잠이 깬 국민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무엇보다 북한군의 침략이 아닌가 하고 놀랐고 불안했으나 계속 방송하는 혁명공약을 듣고 안심했다. 공약은 6가지인데 네 가지만 밝힌다.

첫째, 반공을 국시로 삼고 반공체제를 강화한다. 셋째, 사회의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국민도의와 민족정기를 청신한 기풍으로 진작시킨다. 넷째,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를 해결하고 국가자주 경제재건에 총력을 다한다. 여섯째, 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 본연의 임무에 복귀한다.

주환도 그날 아침 6시에 일어나 군병원 아침 점호 중에 병원장의 발표로 군사혁명이 일어나 성공했음을 알았다. 얼마 후 그의 사단장이 뇌물수수로 헌병대에 구속되고 신임 사단장이 부임하자 기강을 잡았다. 군수물자를 빼돌린 군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헌병대에 체포되었다. 그가 군병원에 있는 동안 그를 괴롭혔던 하사도 체포되어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계속>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