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 안팎으로 ‘발 너른 분’이라는 평을 들었을 뿐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해서 ‘박학다재’라는 평가까지 이끌어냈던 분이,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총회장으로 선출되시고 한국성결신문으로 애오개 필자를 찾으신 적이 있다. 장기인 시원한 웃음소리로 인사를 대신 한 다음 한마디를 던지셨다. “내가 신문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는데 발행인이 되었으니 한국성결신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요?”

▨… 한 시대 신학공부를 같이한 탓에 선후배 사이이면서도 비교적 허물없는 사이였던 후배를 향해 총회장은 가볍게 그러나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물으셨다. 그 표정에 짓눌려서일까, 애오개 필자의 대답에 살짝 농담기 같은 안개가 서리고 있었다. “아무 것도 정말, 아무 것도 하려고 하지 마세요. 신문은 애독자의 사랑과 관심으로만 정론직필의 언론이 됩니다. 권력자의 신문에 대한 관심은 직필을 언제나 휘어지게 만듭니다.”

▨… 농담의 색깔을 입힌다는 것이 서툴렀던 것일까. 단어선택에 조심성이 모자랐던 것일까. 권력자의 신문에 대한 관심이라는 부분에서 총회장은 눈살을 찌푸리셨지만, 눈길은 머리 위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총회장의 직임을 권력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가는 성결인의 신앙으로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총회장께서는 못들었다는 듯 허공만 주시하셨다. 큰 그릇은 역시나였다.

▨… “한국성결신문은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발행하였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자기희생과 헌신이 밑바탕이 된 평신도 운동의 본보기, 산 열매라고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실천신학의 산 교과서 같은 그의 목회이력을 알만큼은 알고 있기에 평소의 그의 목회신념을 역으로 들먹였다. 총회장님은 “한국교회적 목회상황에서 이제부터는 목회자가 평신도들을 어떻게 훈련시켜서 자발적으로 하나님의 나라 선교요원되게 하느냐에 목회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씀하셨었습니다.” 

▨… 허공을 향했던 총회장의 시선이 정통으로 애오개 필자의 얼굴에 꽂혔다. 따가웠다. “열린 목회, 개방적 목회를 주장하던 자세를 견지하라는 충고이신가?” “충고라기 보다는 한국성결신문에도 한국적 목회에 적용되는 같은 답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지 묻고 싶었습니다.” 그렇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목회의 성패는 올바른 십자가 증언을 위해서 어떻게 평신도 능력을 개발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던 것은 총회장 그분이었다. 기자월급 공개 못해서 안달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요원하기만 한 과제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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