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교회, 섬교회 목회자 33명 초청
여름 양복 선물하고 ‘힐링 콘서트’도

“양복이 몸에 잘 맞습니까?” “한 치수 더 커야 될 것 같아요. 색상도 진한 남색으로 주세요.”

양복점에서 오가는 대화가 아니다. 지난 6월 12일 천안교회(윤학희 목사) 작은교회 교역자 초청 세미나에서 엄재룡 목사(방축도소망교회)가 양복을 고르며 나눈 대화다. 

전북 군산의 방축도에서 28년간 목회해 온 엄 목사는 “여름 양복이 없어서 여태 춘추복을 입고 예배를 인도했는데 천안교회 덕분에 고급스러운 여름 양복을 마련했다”며 마음에 드는 양복을 고르고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옷맵시를 살펴봤다. 

이날 작은교회 목회자 33명도 엄  목사처럼 양복을 맞추었다. 천안교회는 양복을 맞추는 것을 시작으로 제31회 작은교회 교역자 초청 세미나의 문을 열었다. 

1993년 창립 60주년을 기념으로 이 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양복 한 벌 구입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때라 목회자들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때부터 31년간 섬겨온 목회자만 해도 900명이 넘는다. 

윤학희 목사는 “부목사로 있을 때부터 기획했던 행사라서 다른 형태로 바꿀까 고민했지만 사모님까지 고맙다고 인사한 분이 많아서 양복 값이 올라도 그대로 진행했다”며 “새 양복을 입고 강단에서 더 힘 있게 복음을 선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섬과 도서 지역에 있는 목회자 33명을 초청한 천안교회는 양복뿐만 아니라 힐링 콘서트와 볼링, 맛있는 식사와 호텔 지원 등으로 위로와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했다. 특히 천안교회 성도들이 마련한 콘서트는 특별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재즈보컬 장영균 집사와 성악가 원지혜 집사 등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목회자들을 위로했다. 첼로 유지명, 대금 손송욱, 피리 이승한 등의 색다른 연주로 감동도 주었다. 

올해 교단의 여름성경학교 주제곡을 부른 이예진 양(초등학교 6학년)과 천안교회 교역자 전체의 찬양도 도서지역 목사들에게 위로를 주었다.

나충식 목사(대초리교회)는 “할머니들과 찬양을 하다가 오랜만에 라이브로 찬양을 들으니 힐링이 되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재원도에서 목회하는 신요셉 목사(재원교회)도 “바다에서만 힐링이 되는 줄 알았는데, 육지에서도 힐링되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성균 목사(우전리교회)는 아예 눈물을 흘렸고, 다른 목회자들도 찬양을 따라 부르며 콘서트에 빠져들었다.

섬교회 목회자들은 콘서트가 끝나고 모두 고기 뷔페에서 오랜만에 고기를 배불리 먹었다. 저녁에는 볼링을 하며 그동안 목회에 쌓인 스트레스도 날려 버렸다. 천안교회에서 제공한 숙소, 호텔에서도 밤새 못다 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뿐만 아니다. 목회노하우도 전수 받았다. 윤학희 목사는 ‘행복한 목회자의 길’이라는 강연에서 “행복한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숫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한 영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그러기 위해서는 “소명이 있어야 하며, 아버지 마음으로 성도들을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세미나에서는 박운암 목사(익산바울교회)가 ‘목회 3단계 행정목회로 승부하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천안교회는 전라남북도의 섬에서 목회자들만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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