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함과 그리움’으로 성결교회로 돌아와
‘못다한 헌신과 봉사’ 다짐 … 법원에선 화해·조정 힘써

광주법원에서 조정센터에서 갈등화해와 조정에 헌신하고 있는 박행용 판사(상임조정위원, 청지기교회 집사·사진)가 오랫동안 떠나있던 성결교회로 돌아와 마지막 신앙의 헌신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20년 넘게 장로교회에 출석하였다가 지난 4월 광주 청지기교회(전종철 목사)에 등록해 새로운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박 판사는 광주전남지역에서 30여년을 향토법관으로 활동하며 광주지방법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지난해 4월 새롭게 설치된 광주법원(고법) 조정센터의 상임위원,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런 비중있는 역할로 인해 그의 ‘성결교회 복귀’는 지역 교계에 미묘한 파장을 던지기도 했다.

그가 성결교회에 옮기기로 한 것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박 판사는 목포 성락교회 출신으로 형은 박선오 목사(도찬교회)이다. 성결교회는 그의 신앙의 뿌리였고 고향이었다. 장로교회에 다니면서도 언젠가는 성결교회에서 신앙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나이 60세가 되면서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성결교회에서 신앙을 배웠고 익혔지만 광주에 있으면서 20여년 넘게 장로교회에 출석하게 되었고 이번에 고향에 돌아오는 마음으로 성결교회로 옮기게 된 것입니다.”

물론 아내인 김기영 집사의 권유와 기도도 한 몫 했다. 김 집사는 군산중앙교회 출신으로 아버지가 교단부총회장을 역임한 김용섭 장로이며 오빠들은 현재 군산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가족 모임 때 이들이 성결교회로 돌아올 것을 권고했고 두 사람은 오랜 고민과 대화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이다.

“사실 다니던 교회에서 평신도 지도자훈련도 받고 찬양 봉사 등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 곁에 성결교회에 대한 미안함과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박행용 집사), “2년여 고민하다가 목사님께 말씀드렸는데 목사님은 매우 반대하셨습니다. 그러나 차분하게 성결신앙의 뿌리와 남은 봉사의 의지를 말씀드려 양해를 얻었습니다.”(김기영 집사).

그렇게 돌아온 성결교회. 박 집사 부부는 “고향교회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천여명이 넘는 성도가 출석하는 규모 있는 교회에는 못 미치지만 성도들 간의 정이 있고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일하고 있는 광주법원 조정센터는 15년 이상 법조 경력자 중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겸비한 원로 법조인으로 구성되는데, 민사 분쟁을 보다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박 판사는 매일 출근해 하루 대 여섯 건 이상의 사건에 대해 자료를 검토하고 당사자를 불러 만나 대화하며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재판에서 서로의 잘잘못을 들추고 지적하다보면 감정의 상처와 아픔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우선 당사자들의 말을 충분히 듣고 서로 양보도 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도록 권면합니다. 재판은 사실상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많아 서로 용서하고 분쟁에서 벗어날 것을 권면하지요.”

오랜 판사로서의 경험과 법률적 지식 등을 기초로 재판 절차와 과정, 예상되는 내용, 판결 이후 남겨질 상처 등에 대해서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조정에 합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성사될 듯 하다가 사소한 문제 때문에 조정이 결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그를 안타깝게 한다. 특히 종교의 문제, 교회의 갈등 문제는 조정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교회 다니는 입장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고 박 판사를 말한다.

“종교적 확신이나 신념이 화해나 조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서하고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되더군요.”

그럼에도 그는 오랜 법조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용서하고 원만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그것이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염원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서울에 올라 오셨을 때 교회 종을 쳐야 한다고 서둘러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며 그 힘이 자신을 성결교회로 이끌었다”는 박행용 판사는 “앞으로 기도로, 물질로, 열심으로 섬길 생각이며 전도와 선교 활동에도 가능한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자신의 뿌리요, 돌아온 성결교회에 대한 애정이기 때문이다. 그의 앞으로의 헌신과 사역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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