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필요한 만큼 퍼가세요”
후한 인심 나누며 예수사랑 전해
한신교회 서산교회 홍성교회 
강남교회 보령 밀알교회, 
계양제일교회 등 전국 108곳 

사랑의 쌀독 설치 

인천 만수동 성문교회(김용남 목사) 1층 구석에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퍼갈 수 있도록 ‘사랑의 쌀독’이 있다. 쌀독에는 하루 20kg의 쌀을 채운다. 누구든지 눈치를 보지 않고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열린 공간에 놓았다.  

쌀독은 2012년에 놓았다. 인천남동지구에서는 처음이다. 쌀독을 놓자고 제안한 김용남 목사도 처음에는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괜한 일을 했나”라는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쌀독을 설치한 후부터 거의 매일 쌀독에 쌀이 동이 났다. 하루에 쌀독에 넣은 쌀이 2㎏씩 10봉지씩 넣는데 일주일에 60~80kg 쌀을 채워야 했다. 주변에서 의외로 밥을 굶거나 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김 목사는 성문교회 뿐만 아니라 지역에 있는 교회와 함께 사랑의쌀독후원운영이사회를 조직했다. 인천남동지구 1지부(지부장 김용남 목사)가 생긴 것이다. 성도들 사이에선 쌀 기부 캠페인이 한창이다. 매달 회비 1만 원 외에도 쌀을 사다가 붓는다거나, 생활비나 용돈을 모아서 기부하는 성도들도 생겼다. 후원이사도 80명이 넘었다. 이제는 어려운 이웃뿐만 아니라 어려운 목회자를 돕는 등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골고루 살피고 있다.    

성문교회는 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이사장 이선구 목사)과 협력해 쌀나눔 운동을 벌인다. 전국에 사랑의 쌀독을 108개 교회에 설치했는데, 1,004개가 목표다. 우리 교단에는 한신교회(주신 목사)와 서산교회(김형배 목사) 보령 밀알교회(이혁의 목사) 홍성교회(이춘오 목사) 강릉 강남교회(조광진 목사) 계양제일교회(석희구 목사) 등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요즘 밥 굶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밥은 ‘생명’이기 때문에 교회들이 사랑의 쌀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엔 사랑의 쌀 뿐만 아니라 택배 우체부 등 교회를 자주 찾는 노동자들과 주민들에게 음료와 음식을 나누는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밥심으로 노숙자 돕는다
홍성교회의 사랑의 쌀독 옆엔 냉장고가 생겼다. 택배 기사나 우체부 등 땀 흘리며 일하는 이들을 위해 따로 준비한 공간이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 와서 마시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아무 때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음료와 생수, 두유 등을 넣어 두었다. 

홍성교회는 지금 사랑의 쌀 나눔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노숙자를 돕는 사역도 벌이고 있다. 집이 없는 노숙자를 위해 원룸을 얻어 주고 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회와 정부에서 월세를 지원하되 자립 의지를 심어주기 위해 월 1만 원은 노숙자 스스로 내도록 했다. 이후 그 노숙자는 노숙 생활을 청산하고 홍성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이춘오 목사는 “요즘에 밥 못 먹고 굶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밥이 생명이다. 주님께서도 이 땅에 오셔서 배고프고 굶주린 자들을 먹이셨다”면서 “주님의 사역처럼, 배고픈 자들을 먹이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것이 쌀나눔 운동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쌀독 옆에는 공유 냉장고도 
홍성교회에서 시작된 사랑의 냉장고는 서산교회, 신길교회(이기용 목사) 등으로 확산되었다. 서산교회의 경우 1층 로비에 2대의 냉장고가 있다. 한 대는 교회를 찾는 외부 손님이나 택배 기사, 주민들이 음료와 냉수, 두유 등을 마실 수 있도록 공유 냉장고를 설치했다. 음료 냉장고 옆에는 사랑의 쌀과 식료품을 넣어둔 또 다른 냉장고 2대가 있다. 끼니를 챙길 수 있는 간편 가공식품은 물론 각종 빵 과일 반찬 등 음식이 진열돼 있다. 동네 주민이라면 누구나 음식물 1개를 가져갈 수도 있고 주민을 위해 넣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랑의 냉장고, 공유 냉장고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음식물 뿐만 아니라 마스크 등 생활용품을 나누는 공간까지 마련했다. 

김형배 목사는 나눔을 통해 이웃 간의 정을 느끼고, 사랑을 공유받기 위해 사랑의 냉장고를 만들었다. 2~3인분 밥을 지을 수 있는 쌀과 각종 식료품과 반찬 등 먹거리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어 그야말로 한 두 끼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형배 목사는 “이웃 간에 정도 나누고 도움을 주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면서 “각박한 세상에서 교회가 자꾸 복을 흘려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로 퍼지는 사랑의 쌀독 
사랑의 쌀독은 국내 뿐만 아니라 날개를 달고 해외로까지 퍼졌다. 한신교회는 김정봉 목사가 일찍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독 문을 활짝 열었다. 지금까지 배고픈 이웃들이 언제나 쌀독에서 쌀을 퍼 나르고 있다. 한신교회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굶주림으로 고통당하는 지구촌 이웃을 위해 우간다에도 빵공장 설립을 지원했다. 빵 공장을 세워 굶주린 현지 어린이들과 이웃에게 빵과 함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과 제2호 빵공장을 설립했다. 

또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사랑의 왕진 가방을 지원하는 캠페인에도 동참하고 있다. 사랑의 왕진 가방은 병원이나 의사도 약도 없는 아프리카 오지의 선교현장에 항생제 등 기본적인 의약품과 의료기구를 담은 의료가방으로 현지에서 이동 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한신교회는 1개당 50만 원 상당하는 왕진가방을 100개 상당 지원했다. 사랑의 쌀로 시작된 운동이 굶주림 뿐만 아니라 영육을 구원하는 사역으로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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