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등이 있어, 가정뿐 아니라 교회와 학교 및 인생과 사회 전반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기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가정을 세우셨고, 교회를 세우셨다. 가정과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한 필수적 요소들이다. 따라서 가정과 교회를 성경적 기초 위에 올바로 세우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가정의 달에, 우리의 가정들을 깊이 들여다 보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먼저 어른들은 잦은 불화와 높은 이혼율 등의 문제에 처해 있으며, 은퇴 후 노후 대비가 막막한 상황이다. 아이들은 개선되지 않은 입시 제도로 인한 중압감에 시달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스마트폰 중독률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경제난이 심해지고 취업의 문은 좁아지니, 결혼도 취업도 집 장만도 다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했지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던 시절은 그야말로 멋 옛날 이야기가 돼 버렸다.

신앙적인 부분 더욱 참담하다. 청소년 복음화율이 2%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한참 전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 년 동안 교회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신앙의 맥이 끊겨 버렸다. 어찌하여 이러한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가정도 교회도 학교도. 기독교인 부모, 목사와 장로와 권사와 집사, 기독교인 교사와 교직원 등이 각각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했으나, 아름다운 열매는 맺는 곳이 드물다.

세속주의, 성과주의, 물질만능주의, 현세주의 등에 물든 문화는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학교를 모두 병들게 하고 있다. 세속적 성공과 영화만을 추구하며 기독교인 부모들조차 아이들을 입시위주의 경쟁으로만 내몰고, 학교와 교회들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엄청난 사교육비를 부담하기만 하면 아이들에 대한 교육 책임을 다하는 것인 줄로 착각하면서, 정작 가정에서만이 할 수 있는 신앙·인성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 교회와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저 당장의 경쟁에서 밀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진정한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인 부모들조차 자녀가 고3이 되면 1년간은 교회에 덜 열심히(?) 다니라고 종용하는 일이 다반사다. 각종 선정적·자극적 환경에 노출돼 좋지 않은 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때문에 교회에 다닌다고 해도 삶이 온전히 주께 헌신된 아이들은 더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우리네 가정과 교회와 학교는 모두 감당해야 할 몫들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라나는 세대들의 영적 건강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들의 영적 건강도 해치고 있다. 모두가 고통받고 고생하는데, 결국 그럴수록 더욱 불행해지는 악순환인 것이다.

가정과 교육 전문가들은 ‘기독교교육생태계’ ‘기독교교육시스템’ 복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정과 교회와 학교가 저마다의 책임을 다하면서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그래서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선순환을 일으키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기독교인들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 교육은 절대 소수의 지도자들이나 정책 입안자들만의 결정으로 잘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들의 성숙한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고, 거기에는 당연히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무장한 이들이 앞장서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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