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마음대로 살 권리가 없다!”

“자기 한계를 정하고 단호해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안 돼’라고 말하는 타이밍.”

오늘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롤프 젤린의 『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이고, 신앙 서적은 메이블 윌리엄슨의 『우리에게 마음대로 살 권리가 있는가』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롤프 젤린은 현재 독일 최고의 관계 심리 전문가입니다. 특별히 ‘자기 한계 설정 프로그램’을 개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의 부제는 이러합니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관계 심리학.’ 저자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담장 수리’에 실린 구절을 인용하여 ‘자기 한계 설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좋은 담장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 아무리 가까운 이웃이라고 해도 마당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담장이 있어야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지 않고 좋은 관계를 계속할 수 있다는 말이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경계를 명확하게 알아야만 어느 한 사람도 상처받지 않고 최대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P. 54)

‘담장 수리’에 이어서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자기 한계를 정하고 단호해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안 돼’라고 말하는 타이밍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한계 침입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 공통점은 선을 긋는 행위에 죄책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가 자신의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선을 긋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말하며, 자신은 희생자가 된 것처럼 연기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 내면에는 죄의식이 싹트고, 한계를 설정하는 것을 포기합니다. 죄책감을 유발하면 상대의 경계를 허물기가 쉽습니다. 이 책은 자기 한계를 설정해서 ‘이기적인 사람’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한계를 설정해서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발전’을 이루어가라는 것입니다.

신앙 서적입니다. 메이블 윌리엄슨의 『우리에게 마음대로 살 권리가 있는가? (Have We No Rights?)』입니다. 이 책은 ‘자기 한계’를 넘어서 ‘예수님의 한계’로 나아가도록 도전을 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강렬하게 남는 문장은 이것입니다. “사람들은 선교사의 메시지에 끌리기 전에 그 사람 자체에 끌려야만 한다. 그들은 선교사의 메시지를 수용하기 전에 선교사에게 먼저 마음이 열려야 한다.”(P. 19) 이 말을 제 말로 바꾼다면 이런 문장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교회’의 메시지에 끌리기 전에 목사 자체에 끌려야만 한다. 그들은 교회의 메시지를 수용하기 전에 교회에게 먼저 마음이 열려야 한다.’

저는 롤프 젤린이 지적하는 ‘자기 한계 설정’을 잘하지 못하는 목사였습니다. 지금도 잘 하지 못하지만, 감사하게도 롤프 젤린의 책을 썼을 법한 분의 영향으로 저의 개인 멘토가 되어 주셔서 한계 침입자들이 나에게 죄책감을 유발시키려고 할 때마다 ‘SAY NO!’를 적절한 타이밍에 외칠 수 있게 훈련되었습니다. 메이블 윌리엄스의 책을 읽다 보니 한계 침입자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기 한계를 설정하는 것을 넘어 예수님의 한계로 나아가는 목사가 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마지막 12장에서 소개되는 ‘예수님이 누리셨던 권리’ 부분은 가슴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분께는 권리가 없었다. 편안한 침대에 누울 권리나, 잘 차려진 식탁에 앉을 권리.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자신의 가정을 가질 권리. 함께 있으면 즐거운 신실한 친구,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친구를 택할 권리. 더러움이나 죄악을 피하여, 옷자락을 걷고 더 깨끗한 길로 돌아갈 권리. 그분이 갑절이나 사랑을 쏟아주었던 사람들로부터, 이해와 감사의 말을 들을 권리. 자신의 전부이신 아버지께로부터, 버림받지 않을 권리조차도 없었던 주님. 주님의 유일한 권리는 수치와 침 뱉음과 채찍을 묵묵히 견디는 것이었다.”(PP. 135-137).

예수님께서 가지셨던 유일한 권리가 수치와 침 뱉음과 채찍을 묵묵히 견디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의 교회와 목사들이 가진 권리는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수님께서 자기 마음대로 살지 않으셨던 것처럼 교회는 자기 마음대로 살 권리가 없고 더더욱 목사는 절대로 자기 마음대로 살 권리가 없습니다!

오늘 나를 지키기 위하여 ‘나의 한계’를 설정합니다.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하여 ‘예수님의 한계’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성령님, 내가 내 마음대로 살지 않도록 붙잡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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