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함께 하는 즐거운 벗
일일 부흥회 · 추억쌓기 여행으로 뭉쳐 
남군산교회 성도들 자발적 헌금
숙박 식사 선물 등 극진히 섬겨 

봄기운이 절정에 이른 지난 4월 10~11일 남군산교회(이신사 목사)에서 서울신대 71학번 62회 동기 모임이 열렸다. 예배실에는 완연한 인생의 후반부를 살고 있는 노목사들이 마치 어제도 본 듯한 환한 표정으로 반갑게 악수를 했다. 동기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등장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으로 반겼다. 모두가 한결같이 했던 말은 “세월 참 빠르다”였다. 

오랜만에 동기를 만난 목회자들은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띄운 채 밀린 대화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안에는 기쁨, 반가움, 감격과 같은 밝은 감정들이 발랄하게 소용돌이쳤다. 대부분 현역에서 은퇴한 동기들은 얼굴의 주름살이 세월을 실감케 했지만 마음은 구령열로 불탔던 신학생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71학번 62회 동기회(회장 김정봉 목사)는 1971년 서울 아현동 옛 서울신대 교정에 입학해서 1975년 지금의 부천 캠퍼스에서 졸업(62회)한 동기들이다. 이들은 입학한 지 50년을 훌쩍 넘어 동기들과의 추억여행을 한 번 더 갖자는 이종기 목사(남군교회 원로)의 요청으로 오랜 만에 군산에서 뭉쳤다.  

당시 입학생은 모두 52명이었으나 지금까지 13명의 동기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 가운데 해외에 있거나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동기를 제외하고 20여 명이 서울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멀리 일본에서 현해탄을 건너온 동기도 있었다. 여기에 동기들 부인과 남편도 동반해서 50명이 참석했다. 먼저 떠난 남편 대신 사모가 참석한 가정도 있었다.  

71학번 동기들은 부천에서 졸업한 첫 번째 학번이다. 당시 부천 신교사에서 건물 한 동과 기숙사 한 동뿐인 곳에서 어렵게 공부했다. 주님의 종으로 부름 받아 어려운 학업여건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동문수학했기에 정이 두텁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아골골짜기같은 구석진 곳으로 흩어져 묵묵히 교단과 교회를 섬긴 기수이기도 하다. 

서울신대 유석성 전 총장, 교단 전 총무 김진호 목사, 교단 서기를 지낸 김정봉 목사, 학창시절부터 유창한 영어를 했던 이영운 목사, 전성용 전 서울신대 교수, 교단의 고문서 수집왕 최규명 목사, 전국에서 1인 당 헌금이 가장 많은 교회로 부흥시킨 이종기 목사, 국내 이주민 선교의 대부 전철한 목사, 장애인 선교의 대명사 양동춘 목사, 대만 국적으로 중국인 교회를 목회한 유전명 목사, 일본에서 목회하고 있는 김인과 목사 등이 이 기수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 밖에도 안용식 장준철 장길선 김일수 이종남 한상열 고광배 신만교 목사 등 교단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목회자들이 많다. 한명철, 임창제 신대현 목사 등 해외로 진출한 동기도 여럿이다.

김진호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1부 행사에서는 사모들의 특송에 이어 유석성 전 서울신대 총장이 기도했다. 유 전 총장은 “이제 대부분 사역의 현장에서 물러나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고 한편으로는 남은 세월을 생각하며 지내고 있지만 하나님의 사역에는 임기가 없다”면서 “‘믿는 자만이 순종하고 순종하는 자만이 믿는다’는 본회퍼 말처럼 동기들이 마지막까지 주님께 순종하는 길을 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김인과 목사(후쿠오카교회)가 “50년 만이다. 설레여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남다른 소회로 설교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아현동에서 하나님이 정한 걸음을 지금까지 걸어왔다”며 “앞으로도 그 걸음을 정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이 동행하신다는 믿음으로 남은 생을 살아가자”고 말했다. 

동기회장 김정봉 목사는 환영사에서 “은퇴한 목사는 매일 매일이 고난주간이라고 들었다”면서 “남군산교회 덕분에 우리는 오늘이 부활절이다. 마음껏 웃고 재미있게 보내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신사 목사는 “원로 목사님들이 방문하신 것은 교회에 축복”이라며 “아브라함이 사자를 잘 섬겼듯이 잘 섬기겠다”고 인사했다. 

71동기회의 추억의 모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남군산교회의 성도들의 따뜻한 후원 때문이다.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참석자들의 숙박과 식사, 푸짐한 선물에 여비까지 극진히 대접했다. 간식으로 나온 과자에 참석자들의 이름까지 새길 정도로 세심하게 섬겼다.

이런 정성스런 대접을 받은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마음껏 축복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노 목회자들은 11일 새벽 부흥회를 열어 영적 잔치를 베풀었다. 특히,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축복 안수기도도 해주었다. 

새벽예배 후 동기들은 설렘을 안은 채 군산의 유명한 빵집 이성당과 선유도 등 군산 지역을 여행했다. 모처럼 딱 트인 바다도 보고 맛있는 회도 먹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의 꽃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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