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하니 예배
분위기가 달라지고 예배
집중도도 높아졌다”

“고풍스러운 유럽풍 교회당에
어울리는 음악회가 지역사회의
문화적 활력소를 제공한다”

파이프 오르간만큼 세상과 교회를 구분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석남중앙교회(이영록 목사)는 음악과 문화를 통해 지역 주민과 자주 만난다.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있는 주민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열어 주민들과 접촉하고 소통하고 있다.  

〈크리마스 캐럴의 밤>, <쓰리 테너 콘서트>, <봄이 오는 소리 콘서트>, <함춘호 교수의 기타 이야기>, <벨라시모 앙상블의 뻔뻔한 콘서트>, <시월의 어느 멋진 음악회>, <금관 앙상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등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석남중앙교회 개최한 주민을 위한 공연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집 근처에서도 쉽게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음악회다. 고풍스러운 유럽풍 교회당에 어울리는 음악회는 주민들에게 문화적 활력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2021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매달 클래식 음악회를 열면서, 교회는 인천 서구의 ‘문화 충전소’로 선정되었다. 석남중앙교회도 문화적으로 지역 주민들을 섬기기 위해 석남예술협회라는 문화재단까지 만들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석남중앙교회가 이렇게 지역사회의 ‘문화 충전소’가 되는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2021년 파이프 오르간을 교회당에 설치하면서 음악회나 공연을 자주 열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석남동의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석남중앙교회는 2021년 5월 교단에서 네 번째로 파이프 오르간을 본당에 설치했다. 물론 문화공연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배 음악을 위해서다. 악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파이프 오르간은 예전에 교회 전용 악기였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아직도 미사에서 오르간만 사용하도록 할 정도로 오르간은 예배음악과 밀접하다. 

서울신대 교회음악과 출신인 이영록 목사도 더 깊은 예배음악을 위해 당회와 성도들을 설득해서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했다. 이 목사의 과감한 선택은 금세 효과를 나타냈다.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한 후 예배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예배의 집중도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찬송이 풍성해졌다. 오르가니스트 김지성 교수(서울신대 교회음악과)가 주일 1-2부 예배때 직접 연주하고, 찬송 선곡과 예배순서를 기획하면서 찬송도 예배도 깊어지고 풍성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영록 목사는 “새가족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예배 분위기가 다른 교회들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파이프 오르간이 장엄함과 중후함, 그리고 경건과 평안을 안겨준니까 이를 경험한 성도들이 전도도 하고, 예배를 더욱 사모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석남중앙교회는 파이프 오르간 설치 후 코로나 기간임에도 성도들이 더 늘어났다. 

이영록 목사는 파이프 오르간 설치를 계기로, 예배를 전체적으로 갱신했다. 이를 위해 김지성 교수와 함께, 서울신대 예배학 교수진에까지 자문을 구해 예배 순서부터 재구성했다. 

회중들의 예배 참여를 늘리기 위해 찬송 순서를 7회 가량 넣었지만, 예배 시간은 70여 분으로 기존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 예배도 차별화 했다. 오전 9시 1부 예배는 오르간 찬송만으로 구성하는 등 전통성을 강화했다. 반면 오전 11시 2부 예배에서는 정통과 새로움의 조화를 추구했다.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층이 좋아하는 복음성가(CCM)로 구성된 경배와 찬양 순서도 넣었다.  

석남중앙교회의 예배의 중심은 역시 파이프 오르간이다. 예배의 전주와 후주는 물론, 곡 선정도 대부분 찬송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마치 유럽의 유서 깊은 성당을 방문한 듯한 느낌도 준다. 하지만 석남중앙교회가 추구하는 것은 구별된 소리다. 구별된 찬송으로 하나님을 찬양하자는 것이다. 김지성 교수는 “대부분 교회들이 악기를 이것저것 다 사용하다 보니, 세상에서도 들을 수 있는 소리가 교회에서도 똑같이 나게 돼 구별이 사라졌다”며 “파이프 오르간만큼 세상과 교회를 구분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영록 목사도 문화공연으로 주민 초청 음악회를 유치한 것도 세상과 구별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교회의 악기를 통해 하나님의 소리를 맛보라는 취지가 있다. 이 목사는 “교회에 부임하니 한국에서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높고 웅장한 본당이 있었다. 예전에 공부했던 내용이 생각나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부르신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배음악을 통해 진정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도구가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한 집사가 암 투병 중 교회 내 파이프 오르간 설치를 위해 전 재산을 헌신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고, 이를 씨앗 삼아 악기를 설치한 것이다. 처음에는 비싼 가격과 까다로운 유지 등에 대한 오해로 반대도 있었지만 파이프 오르간 설치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석남중앙교회는 앞으로도 교회음악을 예배와 목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예배음악가를 양성하는데 앞장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지성 교수와 함께 서울신대 교회음악과 오르간 전공 학생 2명을 장학생으로 키울 계획이다. 차세대 교회음악가 양성 차원에서 함께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평일에 본당에서 마음껏 연습하고 장차 반주도 맡기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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