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8명으로, 역시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낮을 뿐 아니라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이제 단순히 ‘위기’ 수준이 아니라 ‘대재앙’에 가까운 ‘인구절벽’의 시대가 이미 와 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소멸할 것”이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이제 모두가 그 말이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저출산은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있어 치명적 타격을 준다.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데 그 분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생명을 낳는 것은 영적으로나 육적으로나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중차대한 명령이기도 하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다스리라”는 말씀은 창조 이후 인류에게 최초로 주셨을 뿐 아니라 성경 속에 수없이 강조돼 있다. 또한 성경 전체는 생명과 가정의 소중함에 대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마땅히 기독교계는 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앞장서 해결 노력에 나서야 한다.

이 일은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연간 수십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는 하나, 공공기관 차원에서 하는 일은 높은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해당 사업을 위한 인건비와 공간 확보 비용 등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육아 고민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이들을 위해 돌봄 시설을 하나 만들려 해도, 정부 차원에서만 나선다면 건물을 세우고 교사들을 고용하는 등의 문제까지 하나하나 너무나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

그러나 교회는 이미 전국 방방곡곡 도시와 시골에 이르기까지 재능과 인성을 갖춘 인재들과 주중 대부분의 시간에 비어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돌봄 시설을 운영한다면 주중에 비어 있는 교회 공간에서, 교인들의 협조를 받아 수월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적·물적 자원들이 정부 차원의 대책 및 예산과 조화를 이룬다면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교회는 국민들이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현실적 지원을 해 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생명과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근본적 가치관 혁명이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몇 년 동안 낙태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로, 코로나19를 포함한 전염병 사망자 수의 몇 배를 기록했다는 점은 너무나 참담하다. 게다가 2017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낙태 건수는 하루 약 3천 건, 연간 110만여 건에 이른다. 반면 2020년 신생아 수는 27만 5천여 명으로, 태아의 5명 중 1명 만이 생명을 건지는 셈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그 난리를 겪었지만, 그리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많은 노력을 다했지만, 코로나19를 포함한 모든 전염병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수의 생명이, 신생아 수보다도 훨씬 더 많은 생명이 ‘낙태’로 인해 허무하게 스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고, 하나님의 형상을 담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 존귀하다. 이 ‘천하보다 귀한 생명’들이 허무하게 스러지지 않도록, 기독교인들이 생명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만들기,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제도 개선과 정비, 올바른 성 가치관과 생명윤리 확산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