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교회들의 위기와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총회 농어촌부(부장 구선우 목사)가 최근 농어촌성결협동조합(대표이사 손병수 목사)에 의뢰해 제116년차에서 3차에 걸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 농어촌교회들이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총회 산하 603개 농어촌교회 중 197개 교회(33.8%)의 응답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농어촌교회들 중 출석 인원 30명 미만이 70%(138개 교회), 20명 미만이 55%(110개 교회)이며, 교인들의 주연령대는 70대 이상 42.6%(144개 교회), 60대 30.5%(103개 교회)로 7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의 고령화와 젊은 목회자들의 농어촌 기피 현상도 문제다. 현재 농어촌교회 목회자 중 50대가 52%(101명), 60대 이상이 37%(74명)로, 전체 농어촌교회 목회자의 90% 이상이 경력 11년 이상의 50~60대 목회자였다. 특히 현재 농어촌교회 583곳 중 약 60개 교회의 목회자가 3년 이내 은퇴를 앞두고 있다.

농어촌교회들은 한국교회 전체의, 특히 도시 교회들의 ‘모판’이자 ‘뿌리’와도 같은 곳이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로 사람들은 농·어촌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더 큰 도시로 끊임없이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성도들도 고향에서 도시로 이동, 농어촌교회에는 사람이 부족하게 됐다. 지금 농어촌 교회에서는 ‘교회학교’ 자체가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이를 한국 사회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평이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부흥한 일부 대도시 대형교회들을 바라보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은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 낙담하거나 좌절할 수도 있다. 지나치게 인간적 또는 경제적 관점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판’과 ‘뿌리’와도 같은 농어촌교회들을 되살리는 것은 한국교회 전체의 토양과 생태계를 위해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농어촌교회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사회구조적 측면이 크기에, 단순히 그들의 분발만을 강조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농어촌 인구 자체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고령화되고 있는데, 현장의 교회들이 제아무리 노력해 봐야 부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총회와 지방회 차원에서 나서고, 도시 대형교회들이 적극 지원하며, 모든 기독교인들이 물심양면 힘을 보태야 한다.

특히 젊고 열정 있는 목회자들이 농어촌교회 부임을 거리끼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개개인의 헌신과 희생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 현실적·가시적으로 그들에게 확실한 보상과 대책을 제시해 줘야 한다. 자립·정착 지원금을 늘리고, 자녀 교육, 연금, 의료 등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줘야 한다.

농어촌 지역 부흥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필요하다. 총회의 유력 목회자들이나 부흥사들이 꾸준히 전국 농어촌교회들을 방문해 부흥회나 사경회를 인도하고, 대형교회 워십팀이나 문화사역자들이 콘서트나 각종 문화행사를 열며, 의료·법무 등 각 분야 전문인들이 농어촌 주민들의 현실적 어려움들을 해결해 주는 노력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미래목회포럼이 명절 때마다 진행하는 ‘고향 교회 방문 캠페인’, 혹은 도시-농어촌 교회 간 자매결연을 통한 농수산물 직거래 등의 방법으로 교인들 전체의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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