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지 만 3년 남짓 지난 지금, 우리나라 개신교인 인구는 2022년 15%까지 떨어졌고,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안 나가’를 거꾸로 읽은 것으로, 교회에 안 나가는 기독교인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는 늘어 2023년 29%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최근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제5차 한국기독교 분석리스트)’를 위해 만 19세 이상 개인교인 2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목협이 발표한 데이터 결과를 분석해 8일 발표했다.

특히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개신교인 10명 중 3명 가량(29%)으로, 2012년 이후 11년간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월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를 5,143만 명(행자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으로 봤을 때, 이 중 개신교인을 15%로 보면 개신교인은 약 771만 명(교회 출석자 545만 명, 가나안 성도 226만 명)으로 추정된다. 즉 가나안 성도가 공식적으로 20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을 떠나, 기독교 관계자들이라면 누구나 통회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가나안 성도’가 되었는가. 이번 조사에서는 그 원인을 중점적으로 다루진 않았으나, 10년 전 조사에서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원해서’가 30.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인 ‘목회자에 대한 불만’도 24.3%에 달했다. 교회 재출석시 희망하는 교회도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가 16.6%로 가장 많았다. ‘가나안 성도’들이 목회자에 대해 얼마나 불신하고 실망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이것을 단지 ‘교회를 떠난 교인들’의 푸념 정도로 들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지금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교인들 또한 비슷한 불신과 실망을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만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목회자들로서는 불만일지도 모른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교인들이 목회자 탓만 한다고 하소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주님께서 맡기신 목양의 사명이 아니던가. 한국교회에 있어 목회자의 책임과 비중은 절대적이다. 보다 더 신실하게 사명을 감당함으로, ‘가나안 성도’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한국교회에 더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가나안 성도’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을 넘어 그 같은 신앙 양태를 지나치게 정당화하는 것은 금물이다. 현 한국교회가 지닌 비리와 모순이 심각하므로 순수한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난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오히려 그들 가운데서 이 시대 교회의 대안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식의 궤변은 안 된다는 의미다.

과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불가피하게 대중화된 ‘온라인 예배’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한 나머지, 그것이 마치 미래 교회의 대안이요 나아갈 길이라는 식으로 오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는 보완적 수단일 뿐, 그것이 미래의 교회가 나아갈 지향점이 될 수는 없다. 다행히도 교회 출석자들에게 지난 주일 예배를 어떻게 드렸는지 물었더니 10명 중 7명 정도(68%)가 “출석 교회 현장 예배를 드렸다”고 답했다. 이는 2022년 4월 거리두기 해제 직후 조사한 결과인 57% 대비 11%p나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시대 교회 지도자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교인들에게 예배를 더욱 사모하게 하고,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나안’과 ‘온라인’에 머무르려 하는 이들을 참된 예배와 교제로 나아오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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