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팬데믹 시대, 이렇게 시작하라
복음을 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살아내는 성도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얼마 전 한국에서 열린 선교적 교회 개척 콘퍼런스를 인도했을 때다. 3일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된 모임에 100명이 넘는 젊은 개척자들이 모였다. 그들 가운데는 수십 명의 평신도 사역자들도 있었다. 

나는 이 모임을 통해 한국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치 10여 년 전 미국교회에서 보았던 유사한 흐름이 보였기 때문이다. 기존 교회가 건물과 시스템이 중심이었다면, 이곳에 모인 이들은 사람 중심의 제자화와 소그룹, 재생산과 네트워크 중심의 교회를 세워가고 있었다. 크고 작은 실수와 성공을 경험하며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슴을 뛰게 했다.  

  또 하나의 모임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대부분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이 모였다. 그런데 마치 치열한 전투를 치른 병사들이 모여 있는 듯한 비장함이 흘렀다. 지난 3년간 팬데믹 기간을 헤쳐 나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는지가 느껴졌다.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현실적으로 2023년의 교회는 팬데믹이 남긴 흔적을 그대로 반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줄어든 성도들과 외부적으로는 기독교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이 두 모임을 오가며, 현재 교회가 직면한 현실과 동시에 새로운 사역 패러다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미국 교회의 분위기는 어떠할까? 교회 전문가인 에드 스테처(Ed Stetzer)는 최근 ‘A Look in the Mirror’라는 짧은 기고문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교회 안에 발생한 새로운 흐름을 포착해 발표했다.  

전체적으로는 쇠락의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교회 내부적으로는 복음주의 신앙과 실천으로의 변화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세속화의 급류 속에서 ‘살아있는 교회의 특징은 복음적이며 실천적이라는 진단’은 미래 교회를 그리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교회의 미래는 영적이며 실천적인 신앙 공동체가 되느냐에 달렸다. 복음을 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살아내는 성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날 교회를 이끌고 있는 신앙 운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더 영적이고 깊은 차원의 사역을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헌신된 성도들이 있다. 그들은 일상의 삶에서 자신의 직업과 소명을 기반으로 한 선교적 소그룹을 구성해 믿지 않는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 변화를 위한 행동 참여를 한다. 크리스 모톤(Chris Morton)은 이러한 교회 운동을 보며 거기에는 ‘소비자와 구경꾼’을 위한 공간이 없다고 평했다. 교회가 축소되어가고 있지만 이는 소비주의에 물든 구경꾼들의 쇠퇴이지 복음에 헌신된 그리스도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2023년 한국 교회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필자는 교회의 초점을 외적인 것에서 사람으로, 다수에서 소수로, 대중에서 헌신된 그리스도인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땅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좋은 나무로 자라 더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씨앗이 퍼지게 해야 한다. 본질에 초점을 맞추고 복음으로 새로워질 수 있는 예배, 제자도,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낯설지 않다. 가장 친근하고 본질적인 사역이다. 

사역의 기지개를 켜자. 소망을 품자. 그리고 2023년 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교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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