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8과 7.5의 끔찍한 강진의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 누적 사망자 수가 수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대 20만여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데다가, 현지의 추운 날씨와 좋지 못한 위생·의료 상황까지 감안하면 인명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제발 살려 달라고 절규하는 시민들, 특히 아이들의 모습과, 가족을 모두 잃은 채 홀로 살아남은 신생아의 사연, 이미 숨이 끊긴 아이의 손을 하염없이 붙잡고 있는 아버지 등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저 피해 지역 곳곳에 얼마나 많겠는가. 그야말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우선적이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재난이 왜 일어났는지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전투부대 파병을 결정했고, 참전 연인원은 네 번째, 전사자 수는 세 번째에 달할 정도로 도움과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교회가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 힘써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 

이러한 대재난을 대처함에 있어, 교회의 활발한 참여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이미 인도네시아 대지진, 쓰촨성 대지진, 서해안 기름 유출 사태, 아이티 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등에서 볼 수 있듯, 교회는 단순히 구호기금 마련 뿐 아니라 봉사인력, 노하우, 지속능력 등에 있어 탁월함을 보여 왔다.

또한 이번 대지진이야말로 더더욱 교회의 힘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우리에겐 비교적 멀고 생소한 나라인지라 한국에서 봉사 인력을 파견하는 일조차 쉽지 않을 뿐더러, 더군다나 현지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대처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교회는 그 어떤 기관이나 단체도 갖지 못한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있다. 실제로 튀르키예와 시리아, 그리고 그곳과 멀지 않은 국가들에 있는 선교사들이 힘을 모은다면 그 어떤 세계적 구호단체들보다 더 효과적인 봉사를 할 수 있다.

감사하게도 한국교회의 교단장들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 사태 대처를 위해 뜻을 모았다. 한국교회 교단장회의는 2월 8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에서 우리 교단의 주관으로 새해 첫 모임을 열고, 튀르키예 긴급구호를 위한 모금에 동참하기로 했다.

총회장 김주헌 목사 사회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을 통해 긴급구호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교총은 전국 교단에 공문을 보내 튀르키예 피해 지원을 위한 모금을 독려하고, 한국교회(모금 참여 교단) 이름으로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기독교 계열의 많은 구호단체들도 지진 발생 직후부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신속하게 하고 있다. 부디 이렇게 소중한 한국교회의 힘과 사랑이 조금의 낭비나 소모 없이 온전히 현지에 전달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들과 지도자들이 힘써 주길 바란다. 그리고 대다수가 무슬림인 그곳에 생명의 복음이 더욱 전파될 수 있도록 더욱 힘써야 한다. 

한국교회의 섬김과 사랑, 나눔을 통해 저 엄청난 재난으로 절망과 슬픔에 빠진 그 땅의 백성들이 활짝 웃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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