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미국 문화의 몰락은 <역동적인> 변화의 모습으로 위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례 없이 독특한 양상을 지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로마 제국 말기와 비슷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과장과 무지, 사회적 파산의 잠재적 가능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제반 요인들이 현저한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는 점과 이로 인해 사회적 무관심과 고전주의적 형식주의와 같은 일종의 정신적 죽음을 맞이한 것들이 공통점이다.”(모리스 버만, 『미국 문화의 몰락』)

▨… 지난 세기는 격동의 세월이었지만 세계 경제와 정치의 질서 중심에는 언제나 미국이 있었다. 그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가난한 나라의 젊은이들은, 아시아이든 아프리카이든 중남미이든, ‘아메리칸 드림’에 빠져 태평양을 건넜고 대서양을 건넜다. ‘밀입국자’이기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수 없다는 현실도 저들에게는 좌절의 늪이 될 수 없었다. 아메리칸 드림은 불법체류의 모험까지도 감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 버만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가운데 42%가 세계지도에서 일본이 어디 있는지 찾을 줄 모른다. 심지어 미국 성인의 15%는 세계지도에서 미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미국이 몰락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버만은 물었다. 버만의 질문에 답하듯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학력과 기술을 갖춘 젊은이들이 미국 사회의 ‘정신적 죽음’의 틈새를 공략했다. 

▨… 신학을 공부한 선교운동의 첨병들도 피선교지 교회가 선교지의 모교회를 개혁하고 갱신한다는 구호를 앞세우며 미국 전역을 파고들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미주총회에 소속된 교회만 해도 약 200개 처소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교회 특유의 전도 열성으로 무장한 선교의 첨병들이 개인의 운전기사 역할(driver)도 마다하지 않고, 사모들은 아기 돌보미(baby sitter)를 자청하면서 무너지는 미국 사회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주 예수와의 동행을 결단한 결과 아니겠는가.

▨… 한국성결신문과 본교회가 협력해서 ‘미주성결교회 목회 사역 수기’를 공모한다. 이 땅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 수기 공모’를 통해 확인한 하나님의 뜻을 미국이란 땅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기에 펼쳐진 일이다. 미국의 평화를 Pax Romana로 바라본 버만은 미국의 몰락을 숙명으로 이해했지만,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우리의 알레데이아는 미국교회를 살리는 데 일조하리라. 미주교회 목회자들의 수기가 한국교회도 새롭게 하는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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