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에서 기독교에 대한 폄훼와 평가절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신인터밸리 차바아 강의실에서 개최된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기독교 부당한 폄훼 및 그 시정 방안을 위한 1차 긴급 세미나’에 참석한 학자들은 이 문제를 이구동성으로 강력히 비판했다.

역사 교과서에서 기독교에 대한 차별은 분량만 비교해 봐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손정숙 교수(KIST)에 따르면, 국내 이슬람 종교인 수가 통계에 잡히지 않음에도 이슬람교가 교과서에 나오는 종교의 46.1%를 차지하는 반면, 가장 많은 종교인구인 기독교는 3%만 할애됐다.

소윤정 교수(아신대)도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을 보면 성격에서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강조하고, 내용 체계 핵심 아이디어로 ‘이슬람 세계의 확대’가 나온다. 평균 18페이지가 이슬람교 관련 기술”이라며 “불교는 6페이지, 개신교는 이름도 나오지 않고 가톨릭과 포함돼 ‘크리스트교’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2페이지만 기술돼 있다. 천재교육 중학교 교과서는 무려 이슬람만 24페이지가 나온다”고 했다.

특히 이슬람에 대한 기술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출판사에 보낸 이슬람교에 대한 집필 기준을 보면 “이슬람교의 성립 배경·성립 과정과 주요 교리 및 이슬람 제국의 발전·확대 과정을 다루라”, “유연한 종교정책을 펼쳤음을 이해시키도록 한다”, “육상 교역뿐만 아니라 해상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서술하라”, “이슬람 과학·수학·철학이 중세 이래 유럽의 학문 발전에 크게 영향 끼쳤음을 강조한다” 등 우호적인 내용 일색이라 이슬람 홍보지 집필 기준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슬람의 어두운 면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손정숙 교수는 “이슬람에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차별과 폭력, 여성 할례, 명예 살인, 아내 살해 등이 존재함에도 (교과서에서는) 이슬람이 ‘평등하다’고 강조하고, ‘이슬람에서 강제 개종을 금한다’고 거짓을 서술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성경 속 인물을 끌어오고, ‘예수를 신으로 인정한 크리스트교와 다르다’라고 기독교를 폄하하며 이슬람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고 편향적이고 왜곡된 서술을 비판했다.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도 “역사학계는 조선말 등장한 천주교, 정감록, 천도교, 동학운동에 대해선 상당한 설명을 하면서, 기독교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기독교를 삭제,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불교, 유교, 도교, 천주교, 천도교, 심지어 풍수지리까지 우호적으로 기술하지만, 유독 기독교에 대해서만큼은 인색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 현행 역사 교과서와 교육과정 및 집필 기준이다. 가뜩이나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불신·불만이 편만한 이때, 이러한 역사 교과서의 문제는 기독교에 장기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될 수 있다. 잘못된 역사 교육을 받은 다음세대가 바르게 자라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기독교계는 대단히 편향된 혜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가 세계 역사와 사회, 그리고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와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수많은 선교사들과 기독교인들이 근대화와 계몽 및 복지 등에 선구적·헌신적 역할을 했고, 또 실제로 많은 결실이 있었다. 역사 교육은 기본적으로 사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며, 그렇다면 분명히 있었던 사실에 대해 굳이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