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건강하고 행복할 때 지켜야 합니다”
가족 소통 디자인해주고 가족 간 갈등과 분열 치유해 가족 정체성 재발견
‘소통’하는 행복한 가족은 건강한 사회의 표본 

누구나 이 세상에서 태어나면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처음 만난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 사랑과 섬김과 돌봄을 경험하며 행복을 누린다. 기쁘고 슬픈 일을 함께 공유하며 기쁨도 경험한다. 하지만 갈등과 분열이 찾아올 때가 있다. 행복했던 가족은 불안에 빠지고, 불행한 가족이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세인트 하우스 평택(센터장 정재우 목사)에서 운영하는 ‘가족행복학교’는 가족 간 소통이 되지 않고, 가족 해체가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소통을 중심으로 불행 중에 있는 가족의 회복을 돕는다. 가족행복학교는 ‘가족은 건강한 사회의 표본이며, 건강한 가족을 지키는 것이 미래를 지키는 것이다’라는 기치를 내 걸고 다양한 가족회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족 행복, ‘소통’에서 찾아야

“건강한 가족을 건강할 때 지키자.” 가족행복학교의 슬로건이다. 가족행복학교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평택시 주민자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는 일종의 가족 캠프다. 

가족행복학교 대표 정재우 목사(평택교회 원로)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지자체에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활용해서 기획안을 냈는데 선정이 되어 시작됐다.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소통 속에서 행복을 찾도록 응원해주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다.

가족행복학교는 1년에 네 차례 정도 진행되는 지자체 프로그램이다. 매 회마다 10가정 40~50여 명의 가족 구성원들이 ‘건강한 가족, 행복한 가족’을 꿈꾸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정 목사는 행복하고 이상적인 가족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데 몰두한다. 

정 목사는 가족은 건강하고 행복할 때 지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는 “가족 간에 문제가 생기고 심각해진 후에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래서 가족은 건강하고 행복할 때 지켜야 한다”고 당부한다. 

때문에 가족행복학교에서는 사람들이 건강할 때 더욱 자신의 건강을 챙기듯, 평범한 가족들의 행복에 금이 가지 않도록, 혹시 찾아올 수 있는 갈등과 시련을 지혜롭고 넉넉하게 이겨낼 수 있는 행복 노하우를 알려준다.

정 목사는 가족이 행복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한 가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평소 가족 간 친밀하게 지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행복의 시작과 중심에는 항상 소통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행복학교는 가족 간의 ‘소통’을 디자인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족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 전부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정 목사는 “자녀들이 어릴 때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가급적 인상 깊은 추억과 소통의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행복가족’ 디자인하는 가족행복학교

가족 구성원 전부가 한 자리에 모여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가족행복학교. 지난해 11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너리굴문화마을에서 ‘제4기 가족행복학교’가 열렸다. 10가정 40여 명의 가족이 참여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족 간 사랑과 연대를 확인했다. 

가족행복학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과 경청 등 소통을 디자인해준다. 미술치료 상담사가 ‘가족 리빌딩’이라는 주제로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가족의 별칭 짓기’ 시간에는 ‘404(사랑해 영원히 사랑해)’ 등과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가족 간 행복 분위기를 한껏 높여준다.

가족들의 얼굴을 그리는 특별한 시간도 있다. 그림 솜씨가 없어도 된다. 나이도 상관없다. OHP에 사용하는 투명한 필름을 가족 얼굴에 대고 유성펜으로 윤곽을 서로 그리게 한다. 그리고 대형 흰 도화지 위에 필름을 붙이고 바탕색을 입힌다. 가족의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매우 우습고 재미있는 모양으로 그려지기도 하면서 웃음꽃이 만발한다.

정 목사는 “항상 가까이에서 가족 얼굴을 보면서 살아왔지만 이렇게 그림을 통해 세밀하게 가족들의 생김새를 다시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친밀감이 상승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족 소통 디자인’은 일방적인 전달 형식의 강의가 아닌 즐겁고 흥미롭게 진행된다. 가족들이 서로 상의하면서 문제를 풀도록 한다. 종이에 각자의 생각을 적어 그동안 잘 몰랐던 가족들의 생각이나 계획을 알게 해주고,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주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다. ‘가족 비전 만들기’는 부모와 자녀가 한마음이 되어 상의하면서 가족이 꿈꾸는 행복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가족마다 큰 도화지에 가족의 비전을 기록해서 벽면에 붙여 또 다른 가족들이 내용을 보고 서로 도전받으며 격려하는 등 감동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뮤지션 밴드 초청 콘서트’는 아이들을 위한 곡들과 가족 모두 함께 따라 부르는 곡들로 구성된 연주로 가족이 한마음으로 노래하면서 긴장을 풀고 음악으로 치유받고 회복하는 순간이다.

이 밖에 가족행복학교에서는 물놀이, 가족미션 산책, 도예공방 문화체험 등 자연스러운 스킨십 및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족들에게 행복함을 선사해주고 있다.

 

가족들의 행복한 추억만들기

가족행복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가족들의 호응과 만족도는 매우 높다. 이번 제4기 과정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함께 참여한 한 부부는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가족들이 서로 데면데면하게 지냈는데, 이곳에 와서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조부모와 자녀들과 함께 참여한 부부는 “삼대가 살다 보니 소통과 공감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우 목사는 “가족행복학교는 가족의 정체성을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이곳에서 가족들이 함께 추억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서로를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축복해주는 모습을 보면 보람과 감사가 넘친다”고 말했다.

특히 정 목사는 현재 10가족을 대상으로 가족행복학교를 진행하고 있지만 보다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만이 아니라 조부모, 부모,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캠프를 준비 중이다. 그는 “가족행복학교가 모든 세대를 이어주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소외 계층인 다문화 가족, 탈북자 가족, 한부모 가족 등을 위한 캠프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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