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가 수 년째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 1위에 올랐으며, 낙태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전염병 사망자 수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전문 사이트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4,400만 건 이상의 낙태가 발생했다. 월드오미터가 최근 확인한 2022년 주요 사망 원인 2위는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약 1,30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3위 암은 약 800만 명, 4위 흡연은 약 500만 명, 5위 알코올 관련은 약 250만 명, 6위 에이즈는 약 20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으며, 이 수치들을 다 합해도 낙태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적다.

인류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자원을 투입했다. 암과 에이즈와 기타 여러 질병 및 사고들을 극복하고 줄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지금껏 분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무고한 생명’을 하나라도 더 살리기 위함이다. 그런데 연초에 전해진 이 같은 소식은 우리를 허무하게 하고 통탄하게 한다. 과연 인류는, 기독교계는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질병 및 사고들에 대해 했던 것만큼, 무고하게 낙태당하는 생명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노력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구 선진국 혹은 기독교 국가라 불리는 국가들의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낙태가 권장되는 것을 넘어, 낙태에 반대하는 행위들이 처벌받을 위기에까지 처했다. 영국에서는 얼마 전 한 생명수호운동가가 버밍엄의 한 낙태시술소 밖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혐의로 체포 및 형사 고발을 당했다. 당시 그녀는 어떤 표지판이나 현수막도 들고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나마 다행히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은 임신 후 6개월까지 임신중절을 선택할 헌법상의 권리를 가진다고 1973년 판결했던 ‘로 대 웨이드’ 사건을 무려 49년 만에 뒤집어, 낙태 합법화의 흐름을 뒤바꾸는 중대한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낙태 건수가 1994년 갤럽 조사에서는 한 해에 약 150만 건, 2005년 최초 정부 조사인 보건복지가족부 통계조사에서는 1년에 34만 건, 그리고 2010년에는 17만 건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낙태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과거에 낙태가 불법이었던 탓에 집계되지 않은 숫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금 우리나라에는 낙태죄가 사실상 폐지돼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9년 형법상 낙태죄 조항인 제269조와 제27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선고함에 따라 국회가 2020년 말까지 관련 법을 개정해야 했지만, 국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기존 법률은 2020년 말 이후 효력을 상실했고, 이후 긴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것. 언젠가부터 이 사회에서는 각종 ‘인권’을 주장하지만, 정작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가치인 ‘생명’을 경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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