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경쟁률 하락세 … 지방은 미달 사태 심각
학령인구 감소,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이 주 원인

전국 신학대학교의 신학과 입학 경쟁률과 신입생 충원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각 교단과 신학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해마다 증가하는 신입생 미달 사태는 한국교회 목회자 양성 위기와 직결된 심각한 문제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도 낮은 정시 경쟁률 속에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한 대학입시 정보 사이트에 공개된 각 교단 신학교의 2023학년도 정시모집 결과에 따르면 예장합동 총회의 총신대학교와 예장통합 총회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하성 총회의 한세대학교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신학과 경쟁률은 1점대에 불과하거나 입학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신대의 경우 4.25:1 경쟁률을 기록했고, 장신대는 3.63:1로 지난해(1.81:1)보다 2배가량 높았으며, 한세대의 경우 5명 모집에 36명이 지원해 7.20:1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1점대 경쟁률이지만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신학대학교도 있다. 우리 교단 서울신학대학교의 경우 지난해에는 정원 미달이었지만 올해는 1.33:1을 기록했다. 한신대학교도 0.34:1에서 1.71:1로, 성결대학교는 0.35:1에서 1.67: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협성대(0.89:1), 목원대(0.30:1), 고신대(0.78:1), 서울장신대(0.21:1), 칼빈대(0.80:1), 서울기독대(0.40:1) 등은 정시 미달을 기록했다. 

또한 감신대를 비롯해 한국침신대, 호남신대, 영남신대, 한일장신대, 부산장신대, 대전신대 등은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가 정원 미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신학교는 학기 시작 전 학교 홍보 등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추가 모집’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같은 낮은 경쟁률은 신학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올해 신학대학교의 전체 입시 수시 경쟁률도 하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총신대, 장신대, 서울신대 등의 수시 경쟁률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낮아지거나 20% 가까이 떨어졌다.

수시 경쟁률이 1:1 미만인 곳도 많았다. 더군다나 지방의 경우 입시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 더해져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군다나 학령인구 감소와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하락, 목회자 이미지 실추 등으로 신학과 경쟁률과 신입생 충원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 위태롭고 심각한 문제는 신학대학원도 비슷한 처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경우 올해 목회학 석사과정 신입생 모집 결과, 입학 정원 343명 중 321명이 지원해 0.94:1로 미달을 기록했다. 

감신대, 서울신대, 한신대, 아신대 등 다른 신학대학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해 신대원 신입생을 충원한 곳은 장신대가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과거에 비해 충원율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부든, 대학원이든 신학대학교의 경쟁률 하락과 정원 미달 사태는 예견된 결과일 뿐이다”라며 “그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가 아닌 목회자에 대한 반감과 같은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에서 찾는 등 한국교회가 회개와 각성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제 신학대학교 신학과 신입생 모집은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교단과 협력해서 정원 감축을 비롯해 다양한 장학제도 신설, 진로 개척과 지원,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 등 신학대학교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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