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익 목사  (전 총회장 · 신촌교회 원로)
이정익 목사  (전 총회장 · 신촌교회 원로)

본문에는 소망이 넘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서 새해 아침에 여러분들에게 금년 한해를 살아가는 동안 이렇게 소망이 넘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자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기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베드로 형제 등 제자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옛 직업인 고기잡이를 다시 시작합니다. 성경을 보면 그날 제자들이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를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허기지고 지친 모습으로 새벽녘에 빈 그물을 씻고 철수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은 제자들에게 참으로 무겁고 가혹한 아침이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친 극한의 상태로 아침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그들 앞에 나타나셔서 베드로에게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보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 말을 듣고 그물을 다시 던졌습니다. 이를테면 전적인 순종입니다. 사실 지친 사람에게는 고기가 잡힌다 해도 귀찮은 법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다시 던집니다. 

그랬더니 그물 가득히 고기가 잡혔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없던 고기들이 순식간에 잡혀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잡은 고기를 구워 호숫가에서 주님과 함께 조반식사를 나누는 모습이 오늘 우리에게 주신 본문말씀 속에 나타나 있습니다.

이 디베랴 호수의 아침, 이것이 축복의 아침 모습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구워 주시는 생선과 떡을 받아먹는 그 아침, 이것이 우리들이 꿈꾸는 축복의 모습 아닙니까. 금년 한 해는 할수만 있다면 이렇게 주님이 가정과 일터에 오셔서 떡과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함께 하는 복된 삶이 있기를 축복하면서 본문에 나와있는 몇가지 모습을 보면서 한해를 시작하였으면 합니다.    

  첫 번째 모습은 열심히 고기잡이하는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3절을 보면 “그날 밤에 아무것도 잡지를 못하였더니”라고 했는데 이 말은 밤새워 고기를 잡았으나 잡지 못하였다는 말입니다. 고기를 날마다 많이 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고기를 잡고 있습니다. 몇번 해보고 포기할수도 있는데 끈질기게 그물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리스도인의 삶은 의지의 삶입니다. 끝까지 시도해 보는 집념이 요구됩니다. 한 사람 전도하는 일에도 한 두번 접근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한 시간 기도하고 응답을 기대할 수 없고 성경 한번 읽고 성경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에는 인내가 요구됩니다. 인내라는 말은 ‘후포모네’라는 말입니다.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오늘을 참는 마음’을 말합니다. 무서운 집념과 목표가 있는 사람은 앞에 있는 즐거움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참아내며 이겨내는 것입니다.

두 번째 모습은 결국 그물 가득히 고기를 채우는 모습입니다. 6절을 보면 “이에 던졌더니 물고기가 많아 그물을 들 수 없더라”고 했습니다. 제자들이 밤새 얼마나 허탈하였겠습니까. 주님은 죽으시고 낙심한 마음으로 낙향하여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고기잡이에 나섰는데 밤새워 그물을 던졌으나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자들의 심정은 죽을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호기입니다. 그래서 하면 된다고 호언하고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하며 모두 거창한 계획을 짜고 장비를 갖춥니다. 정말 하면 다 되고 열심히 일하면 모두 이루어집니까? 호기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 탄식이 있고 낙심자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앙인의 삶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물을 준비하고 장비를 갖추고 내 기술과 내 경험을 믿고 거창한 계획을 세울지라도 그 조건들이 내 계획을 이루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이 나와 함께 하셔야 비로소 그 꿈과 계획들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지친 제자들에게 순간 반전이 일어납니다. 제자들이 모두 그렇게 한계지점에 이르러 고기잡이를 중단하고 철수하려고 그물을 씻고 있을 그때 주님이 그곳에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다시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그물 가득히 채워지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본문을 보면 반전이 일어나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6절 말씀입니다.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 하시니 이에 던졌더니 물고기가 많아 들 수 없더라”. 이 부분에서 베드로의 모습이 압권입니다. 베드로는 참으로 위대한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그 말씀을 듣고 두말하지 않고 그물을 들고 가서 또 던졌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베드로가 장차 어떤 제자가 되고 또 베드로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성경이 미리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밤새워 그물을 던진 사람이 오른쪽 왼쪽 던져보지 않았겠습니까. 고기잡이 경험이 별로 없어 보이는 사람이 와서 고기잡이의 달인에게 오른쪽에 그물을 던지라고 했을때 베드로는 무슨 생각이 들었겠습니까. 그런데 베드로는 아무소리 하지 않고 또 던집니다. 그랬더니 고기가 가득하게 잡혔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한해를 살아가는 동안 좋은 충고가 주어지면 고맙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계시로, 기도로 우리에게 응답을 주시기도 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신앙 선배들의 충고 한마디로 뜻을 전달하시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하나님이 보내신 메신저들인 것입니다. 그날 아침 모두 지치고 허기진 시간에 반전을 이룬 것은 주님의 짧막한 힌트를 소중히 여기고 순종하여 다시 그물을 들고 나아가는 모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또 한편의 모습은 디베랴 강가에 펼쳐진 모습입니다. 9절에 “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고 했고 13절에서는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더라”고 했습니다. 즉 디베랴 강가에서 주님과 함께 아침식사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이 우리 신앙들이 꿈꾸는 천국의 모습 아닙니까. 

    성도의 생활은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입니다. 주님과 함께 먹고 마시고 살아가는 삶입니다. 성도는 주님이 입혀주시는 옷을 입을 때가 가장 따뜻하고 주님이 주시는 것을 먹고 살아갈 때 배가 부르고 주님이 주시는 물을 마셔야 갈함이 없고 주안에서 잠을 자야 단잠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제자들은 그날 아침 주님과 함께 모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마음껏 먹고 마시고 배가 불렀을 것입니다. 이것이 디베랴 강가에서 있었던 축복의 아침의 광경입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의 삶의 터전에 이같은 천국 모습이 연출되는 은혜가 펼쳐지기를 축복합니다.  

결론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렇게 평안하게 먹고 마시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 다음에는 할일이 있습니다. 배가 부르고 기운을 차린 제자들은 생각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제자들은 비로소 자신들의 할일이 무엇인가를 찾았습니다. 이 생각을 한다는 것이 소중한 자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과 생각이 열리고 전향적인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그때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15절에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이미 열려있는 생각과 마음 때문에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물을 버려두고 다시 고향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고난받고 부활하신 그 예수를 전하는 일에 평생을 바쳐 마침내 불멸의 대 사도들이 된 것입니다. 

이제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는 온갖 소망과 희망과 꿈이 있는 시간입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하고 밝기만 합니다. 여러분의 한해가 이렇게 밝고 신선하게 시작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그물에 고기가 가득 잡히고 주님이 먹여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을 위해서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발걸음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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