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12년 전, 제 눈에 펼쳐진 경북 군위군 소보면 농촌의 모습은 삶이 녹록지 않고 삶의 고통 가운데 찌들어 살아가고 있는, 그냥 보아도 정말 가난한 작은 농촌 땅이었습니다. 저녁 8시가 되면 인적이 끊어지고 불빛 하나 없이 온 마을이 캄캄해지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농사일로 육신의 삶만 고달픈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의 고통은 그보다 훨씬 더 한 것이 제 눈에는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소보교회는 ‘포기하지 않으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라는 슬로건을 걸고 교회의 최우선 목표인 복음을 전하는 일에 한결같이 달려왔습니다. 꿈꾸는 새해 2023년 소보교회를 소개합니다.

 

농한기 전도집회

2012년 1월 15일 故황수관 박사를 초청하여 신바람전도집회를 열었는데 많은 지역민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교회 리모델링을 마치고 한 첫 번째 행사여서 교회를 알리는 시간이었습니다. 2016년 2월 21일, 탈북자 이순실 집사를 초청하여 지역민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이날 참석한 할아버지 한 분이 세례를 받고 교인이 되었습니다.  새해 2023년도에도 겨울 농한기 중에 전도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농한기를 통한 복음 증거는 농촌목회에서 매우 중요한 사역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마을회관 거점전도

지난 10년 동안 지역의 ‘마을회관’을 전도 전략지로 삼았습니다. 소보면에는 26개의 마을회관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교회 주변의 마을회관 6곳이 있는데 이곳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끊임없이 전도 접촉점을 만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냉소적인지 말도 붙이지 못하게 하였고, 눈도 마주쳐 주지도 않았습니다. 욕도 하시고 인사도 받아주지 않으셨습니다. 실망과 낙담 그리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다가가고 끊임없이 접촉하여 소보 땅에 온지 10년이 다 되어 갈 때쯤에서야 지역민들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는 회관을 방문하면 나이드신 분들이 일어서서  ‘아이구 목사님 오셨습니까’ 크게 반겨주시고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해주십니다. 

한 사람이 전도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의 기도와 노력이 도시와 다르게 더 많이 요구됩니다. 시골 분들은 변화를 싫어합니다. 평생을 살아오신 생활에서 교회를 다닌다는 변화는 너무나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큰 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기도와 전도 그리고 애씀의 시간이 농촌에서는 더 많이 걸렸습니다. 

새해 2023년에는 교회 주변의 6곳의 마을회관에서 벗어나서 26개의 마을회관을 일주일에 5  곳을 방문하여 전도할 계획입니다. 농촌에서 마을회관은 정말 전도의 어장입니다. 특히, 겨울은 어르신들이 집에 있는 시간보다 회관에 모여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마을회관 전도시 필수품은 전도 용품입니다. 빈손으로 가지 아니하고 전도 용품을 마련하여 방문하였습니다. 라면, 마스크, 건빵, 물티슈 등 다양하게 시도했지만 가장 효과적인 전도 용품은 ‘강냉이’었습니다. 제가 ‘목자재단 2.3.4부흥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강냉이를 수령해 옵니다. 이 강냉이가 어르신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지퍼백 특대용’으로 담아서 드립니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_빛이 보이기 시작!

이런 전도 접촉점을 계속 만들어 가면서, 지역민들을 일 년에 ‘두 차례’ 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하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절기 예배를 이용하여 일 년에 다섯 차례에 걸쳐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일꾼의 부족과 많은 재정적인 부담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일 년에 두 차례로 줄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11월 20일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강사 조일래 목사)는 12년 농촌목회에서 있어서 가장 큰 은혜가 있는 예배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성도들의 믿지 않는 남편들이 다 나오는 은혜가 있었고 교회를 나오겠다고 약속하고 연락처를 남기는 분들 등 다수의 귀한 영적인 열매도 있었습니다. 

성도들에게는 매월 첫 번째 주일은 전도 대상자를 위하여 기도하며 예배의 자리로 초청하여 예배드리는 날로 끊임없이 독려하여 지역민들을 접촉하게 만들고 전도하게 하였습니다. 성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있는 능동적 전도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로하신 몸과 마음의 성도들이 전도는 목사님이 하시는 것으로 바라보기만 하였지만 계속적인 영혼 구원에 대한 거룩한 부담과 하나님의 뜻을 가르치며 독려하였더니 자연스레 이제는 직접 전도하기에 자원하는 모습으로 교회가 살아있는 생명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의 슬로건은 ‘예수 믿는 행복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입니다. 새해에도 기도하며 잘 준비하여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를 진행할 것입니다.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 

복음을 위한 일에 협력하는 성도로 만들어갔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일은 선교헌금을 드리는 주일로 지켜 ‘네팔’을 비롯해 4곳의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작은 교회로만 여기던 성도들에게 선교는 주님의 지상명령이요 사명임을 가르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하나님이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배’를 할 때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많은 기도와 협력의 손길로 기막힌 은혜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작은 농촌교회로서 결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요 손길이었습니다. 

 

부르심을 잊지 않는 마음

한때, 코로나 사태로 지역민들에게 섬겨왔던 모든 사역들이 다 물거품이 되고, 교회는 코로나의 온상이라고 소문이 나며, 타 지역에 사는 자녀들이 부모에게 교회 다니지 말라고 강권적으로 말리고, 온라인 예배로 교회 출입이 완전 제한되어 목회의 위기가 왔을 때, 그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예수 믿는 행복을 진짜 지역민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과 하나님의 멈추지 않는 은혜를 기대하는 마음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농촌목회는 답이 없이 나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답이 있어서 농촌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답이시기에 농촌목회는 답이 보이지 않지만 보일 것을 믿고 반응하는 곳입니다. 농촌교회는 모든 것이 막히고 열악한 환경이어서 실제적인 열매는 당장은 없고 느리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기에’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지속적이고 계속된 기도와 전도가 있는 한 반드시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를 향하신 계획과 그 뜻을 이루어 가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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