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교회 무한한 양적 성장은 잘못된 성장 개념
‘구원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늘어야 건강한 성장
‘선교적 교회 성장’은 선교적 교회가 되어 얻는 결과
‘교회의 본질·사역·조직’ 과정 따라야

코로나 이후 시대에 우리는 어떤 목회를 추구해야 하는가? 교회 성장을 말하는 것은 우리에게 사치인가? 새해의 목회를 구상하는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교회성장학자인 최동규 교수에게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선교적 교회 성장을 추구하라


‘교회 성장’(church growth)이라는 용어는 목회자들에게 뜨거운 감자와 같다. 먹고 싶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먹는 데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은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비성경적이며 신학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이런 생각의 연장 선상에서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인위적인 노력에 불과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회 방식이 아니라고 비판하기까지 한다. 

과연 이런 생각은 옳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여기서 먼저 한국 목회자들이 가지고 있는 교회 성장에 관한 생각과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A. McGavran)을 비롯하여 본래 교회성장학에서 가르치는 교회 성장에 관한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국의 많은 목회자가 교회 성장을 말하지만, 그것은 교회 성장을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교회 성장 개념을 구성한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왜곡된 교회 성장을 포기하라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교회 성장 개념은 주로 개 교회의 이기적이고 무한한 양적 성장이다. 이것은 잘못되고 왜곡된 교회 성장 개념이다. 한 가지씩 생각해 보자. 첫째, 진정한 교회 성장, 성경적인 교회 성장은 개 교회만의 성장을 말하지 않는다. 교회성장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맥가브란이 그의 책에서 말한 교회 성장은 개 교회의 차원을 넘어 지방회와 교단 등 더 넓은 범위의 교회가 성장하는 것을 가리킨다. 

둘째, 진정한 교회 성장은 한 교회의 이기적이고 무한한 성장을 뜻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성장은 하나님 나라의 성장과 연결된다. 이동 성장(transfer growth)에 의존하는 성장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성장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성장이 아니다. 하나님은 불신자들이 주께로 돌아오는 회심 성장(conversion growth)을 기뻐하신다. 맥가브란이 복음 전도와 교회 개척을 강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늘어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회 성장의 핵심이다. 

셋째, 성경적 교회 성장은 양적 성장 또는 수적 성장만을 뜻하지 않는다.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불신자들이 복음을 듣고 회심하여 초신자가 되는 현상이 중요하지만, 믿음이 연약한 초신자들을 성숙하고 헌신적인 신자로 육성하는 질적인 성장도 똑같이 중요하다. 

 

교회성장학의 발전

1950년대에 시작된 교회성장학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맥가브란의 사회과학 중심의 교회성장학, 피터 와그너(C. Peter Wagner)의 영적 차원의 재발견, 크리스티안 슈바르츠(Christian Schwarz)의 유기체적 교회 성장 개념 등 다양한 이론으로 발전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선교적 교회론이 발전하면서 교회성장학을 선교적 교회론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이것을 ‘선교적 교회 성장’이라고 부른다. 사실 본 글에서 필자가 본격적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새해부터는 이런 교회 성장을 추구해 보자.

 

선교적 교회 성장이란?

선교적 교회 성장은 ‘선교적 교회의 성장’ 또는 ‘선교적 교회로서 성장하기’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선교적 교회를 추구하고, 선교적 교회가 됨으로써 성장의 결과를 얻는다는 개념이다. 이 선교적 교회 성장은 크게 ‘교회의 본질 → 사역 → 조직’이라는 세 개의 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과정은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며, 두 번째 과정은 교회의 본질에 맞으면서도 교회가 처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역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며, 세 번째 과정은 사역에 맞게 교회를 조직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의 순서를 뒤바꿔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여러 방식의 교회 성장 운동이 일어났지만, 대부분 교회의 본질과 상관없이 다른 부수적인 요소들을 우선시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때로는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중요시하였고, 때로는 성령 운동에 몰입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교회의 건강성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교회의 본질에 대한 숙고에서부터 나올 때만 의미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1) 교회의 본질을 붙들어라

이 주제는 오늘날과 같이 교회가 세상에서 그 존재성과 정체성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는 시기에 더없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교회란 무엇인가? 목회자인 내가, 아니 평신도들과 함께 세워야 할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진정한 목회는 교회론에서부터 나온다. 올바른 교회, 교회다운 교회가 되고자 하는 몸부림이 없으면 목회하는 의미가 없으며, 세워진 교회의 가치가 쉽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 목회자들이 자주 말하는 목회 철학은 본격적인 목회에 앞서서 반드시 수립되어야 하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교회의 본질을 붙드는 노력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목회자가 이것을 정립한 뒤에는 신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나눠야 한다. 신자들이 목회자와 같은 마음, 같은 뜻을 품고 같은 말을 할 때(고전 1:10) 교회는 비로소 진정한 교회 성장을 위한 출발 선상에 섰다고 말할 수 있다.

 

2) 본질에 맞는 사역을 선택하라

이렇게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을 정리했다면 그 지역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역을 찾아야 한다. 그 사역은 교회 내부의 사역과 외부의 사역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의 사역은 모이는 교회의 사역이며, 외부의 사역은 흩어지는 교회의 사역이다. 내부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초점은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은 백성들, 곧 사람이며, 교회를 세운다는 말은 사람들을 하나님의 신실한 선교적 백성으로 세운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평신도들을 하나님의 헌신적인 일꾼으로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예배, 설교, 제자훈련, 소그룹이 중요한 영역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이들에 의해 이루어질 외부 사역은 지역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복음 전도와 사회 봉사를 적절하게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복음의 수용성이 낮고 저항성이 높은 시기에는 사회 봉사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일은 철저하게 성육신적 정신과 자세로 임해야 한다. 

 

3) 사역 위한 기능적인 조직 구축하라

교회 내부의 조직은 이런 사역들을 효과적으로 행하는 데 필요한 만큼 구축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기능적인 조직이 되어야지 조직을 위한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교회의 리더십 역시 하나님 나라의 정신에 걸맞은 방식으로 작용해야 한다. 권위주의와 성직주의적인 사고방식은 용납될 수 없다. 특히 포스트모던 문화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은 수직적 리더십이 아니라 수평적 리더십에 익숙하다. 교회 조직의 수준마다 주님께서 보여주는 것처럼 섬김과 공감의 리더십이 작용할 때 교회는 주님의 몸 공동체로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 교단 교회마다 이런 교회 성장이 일어나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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