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서 미국 오리건주 상·하원 5선까지
실패와 고난 이기고 한인 사회에 ‘희망’ 선사 

미국에 무일푼으로 와서 경제적인 성공을 이루었고 미국 한인 이민 사상 최초로 오리건주 상·하원 5선을 하며 빛나는 금자탑을 쌓았다. 『버려진 돌(Rejected Stone)』(가온미디어)의 저자 임용근 전 의원의 이야기다.

임 전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저의 삶을 통해 성공비결을 배우려 한다”며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알리고 싶은 것은 성공이 아니라 제가 겪었던 많은 실패와 고난, 시련들이다”고 강조한다. 

최근 자서전 『버려진 돌』을 출간하고 지난 10월 20일 서울 종로의 모 식당에서 간담회를 가진 임용근 전 의원은 인생 성공담이 아닌 그가 경험한 실패와 고난을 교훈 삼아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935년 경기도 여주 시골에서 태어난 저자는 6.25 때 부친이 공산당으로 몰려 남한 정부에 의해 총살을 당한 아픔 기억을 갖고 있다. 부친 별세 후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이 찍혀 어려운 가정 속에서 공부를 해야 했다.

17살에는 폐결핵에 걸려 7년여 간 투병생활을 하고 정신이상자로 몰리는 고통도 당했다. 고교시절 미군 부대 하우스보이로 미군들의 구두를 닦는 등 온갖 고생을 했다.

‘빨갱이 가족’이란 딱지 때문에 일반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해 전도사 시절 여주에 능서교회를 개척했다.   

미국에서 능서교회를 돕던 ‘컴패션’과 연결이 되어 뜻하지 않게 미국으로 가게 된 저자는 무일푼으로 미국에 도착해 청소, 정원사, 세탁소, 페인팅 등 온갖 궂은일을 다했다.

미국에서도 신학을 공부했으나 목회 대신 사업가의 길을 택한 저자는 오리건주 한인회장,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 미국 한인 상공인총연합회장, 아시안미국시민권협의회장 등을 지내며 한인사회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 된다.

이후 정계에 진출한 저자는 1992년 오리건주 상원에 당선된 후 3선을 하고 2005년에는 하원에 당선돼 2선을 하는 등 미주 한인들에게 희망의 횃불이 되었다.

미국 정계에 진출하려면 보통 지역사회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하며 얼굴을 알린 뒤 시의원과 하원의원 등을 거치며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는 주지사 선거부터 나가 낙선했지만 이후 상원의원에 도전해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상·하원 시절 오리건주 윌슨빌 타운센터공원 한국전쟁기념공원과 역사관 건립, 오리건주 한인의 날 제정, 현대전자 유진공장 유치, 세계 한인정치인협회 창립 등의 의미있는 일들을 이뤄냈다.  

“큰 산 밑에는 큰 계곡이 있는 것처럼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그 후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한인 정치인으로도 미국과 한국, 미주 한인 이민사에 새 역사를 기록했다고 믿습니다.”

저자는 정계를 떠난 지 올해 18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미 주류 사회와 한인사회를 위해 할 일 이 많이 있다고 믿고 나름 힘써 일하고 있다. 2선에서 이름도, 명예도 없이 사회봉사를 하고 후배들에게 앞길을 열어주며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멘토로 살고 있다.

저자는 “모세는 80세에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40년 동안 출애굽을 하고 85세의 갈렙은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외치며 난공불락의 헤브론 정복에 나가 승리했다”며 “저도 나이와 상관없이 하나님나라와 한인사회, 미 주류사회, 나아가 조국의 발전과 평화통일을 위해 크고 작은 도구로 계속 쓰임 받기를 소원한다”고 말했다. 

거센 풍파를 이겨내고 도전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임용근 전 의원의 『버려진 돌』은 지금의 위기를 넘어 빛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올바른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도서출판 가온미디어/284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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