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수단인가? 목적인가?’

이번에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김성현 목사의 『노랑 생각』이고, 신앙 서적은 마르틴 행엘 교수의 『초기 기독교의 사회경제사상』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김성현 목사는 신자유주의에서 횡행하는 배금주의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하여 몸으로 부딪치며 해결해 나가는 시민운동가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도전을 받았던 주제는 제1장 ‘경제적 인간과 신이 된 시장’으로, 일상의 삶에서 수단이 되어야 할 돈이 목적이 되어 버린 신자유주의 시대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등장하는 ‘경제적 인간’이 결코 합리적 결정자가 아니라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며 욕망에 휩싸인 인간이라고 비판합니다.

“경제학이 말하는 경제적 인간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구만이 유일한 추동력(이다).”(P.24).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공식 문헌인 『신앙의 빛』을 인용해서 신격화 된 시장과 시장의 절대적인 자율성을 옹호하는 이념이 현대 세계가 직면한 배제와 불평등 경제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하비 콕스의 책 『신이 된 시장』을 인용해서 신자유주의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스로 신의 위치까지 오른 시장의 신격화라고 폭로합니다.

“하비 콕스의 분석에 따르면, ‘시장’은 스스로 신격화되었다.”(P.34).

오늘날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도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버린 ‘돈’과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 되어버린 ‘시장 논리’가 지배하고 있고, 이미 신격화된 돈이 교회와 목사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신앙 서적입니다. 마르틴 행엘 교수는 튀빙겐대학교의 역사학자며 신학자로서 고대 철학자들과 랍비 문헌으로부터 초기 기독교 교부들의 문헌들까지 다양한 자료들을 망라하여 ‘부와 재산이 가지는 의미와 올바른 사용’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저자는 유대 지혜 전승을 연구하면서 ‘부유함’은 축복의 결과라고 하지만, 교부들의 전통에 따르면 ‘부유함’은 악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재산을 공유하는 경제 체계를 설명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부활한 예수의 임박한 재림에 관한 결과라고 말합니다.

“블로흐는 ‘공동 재산’의 근거를 초대 공동체의 임박한 종말에 대한 확신에 두었다. 그들은 예수의 부활 현현 이후에 조만간 다시 올 주를 기다렸다.”(P.71).

행엘은 초대교회가 임박한 재림 사상을 통해 부를 급진적으로 제한하고 세상의 재물에 거리를 두게 함으로써 빈부를 극복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9월 27일에 방영된 MBC PD수첩을 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재개발 지구에 있는 어떤 교회가 무력과 폭력을 사용하여 보상금으로 500억 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감정가 150억 원의 대체 부지를 받았다는 방송을 보고 목사로서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특별히 건물 사수 투쟁에서 얻은 보상금은 전OO 목사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그 보상금의 집행권이 그의 아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나는 이런 일이 올 줄 알고 우리 교회 정관을 ‘내가 내는 헌금은 전OO 목사님에게 위임하고 어떤 용도로 쓰든지 우리는 그 책임을 묻지 않고 사후 보고도 받지 않는다.’ 이렇게 정관을 딱 만들어(두었다).”(방송 28분경).

“인수 받을 만한 가치가 있어? 아빠 거에 대해서?” “있대. 있대. 열심히 하자. 알았지. 내가 싹 넘겨줄 테니까”(44분 경).

김성현 목사가 ‘노랑 생각’에서 경고한 신자유주의 시대의 ‘신격화된 돈’과 ‘신격화된 시장 논리’가 교회 안에까지 침투하여 전OO 목사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하여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마르틴 행엘 교수의 교회와 목사들의 급진적인 부 축적을 제한하고, 돈의 신격화를 막을 수 있다는 대안에 주목해 봅니다.  

첫째는, 임박한 재림 사상의 회복입니다. 심판의 주로 오시는 예수님께서 돈의 신격화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결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둘째는, 특정 조건 아래에서 인간을 타락하게 하고 위험하게 하는 교회의 재산은 공적인 통제력을 통해 축적의 오용을 막아야 하며, 특별히 세습의 병폐를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마르틴 행엘 교수가 말하는 교회의 회복을 갈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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