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이 기독교재단에서 세운 종합대학 채플에 설교자로 초대받아 갔는데 90%의 학생이 설교 중에 내내 졸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기독교인도 아닌데 강제로 예배드리게 하는 데 대한 반감이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설교자의 삶이 그렇지 않다는 선입견 때문에 번지르르한 설교일수록 더 반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된 데는 그리스도인들이 인터넷 공간을 선교의 현장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소비자로만 이용하고 있던 기간 동안에 비기독교인들이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의 운영권을 쥐게 되고, 언론과 미디어에 대하여 민감하게 준비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 기독교인이나 타종교인이나 흠 없는 사람들이 없을 수 없기에 그런 저런 문제가 있기 마련이지만 누가 도마 위에 오르는가에 따라 실제 통계자료와 관계없이 해당 종교에 대한 신뢰성은 여지없이 추락한다. 또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복음 안에서의 자유가 정제되지 못한 글로 표현되어 세상에 읽혀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여론이 다시 기독교인들에게로 돌아와 복음의 능력이 무력화 되고 있다.

오늘의 세상은 소셜네트워크(이하 SNS)로 열려진 공간이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정보를 얻기 위해 가르침을 받는 데는 관심이 많지 않다. 강요하고 주입하며 가르치는 데 대해서는 어른이나 청소년이나 어린이까지도 쉽게 반감을 나타내는 모습을 경험한다. 그래서 전문적인 정보를 나눠주는 티칭(teaching)보다는 스스로 정보를 찾아내고 자신의 가능성을 꺼내주는 코칭(coaching)으로 교수방법이 이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열려진 공간인 인터넷이나 SNS에 게시글이든 댓글이든 글을 쓸 때 잃어버린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글쓰기가 요구된다. 명령과 강요, 또는 비난이나 훈계로 변화되기를 기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현대는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시대이기에 산업사회 키워드처럼 “Know How”는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Know Where”만 알면 되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에서 질의어(query)만 입력하면 모든 자료가 출력되는 것처럼 기술이나 능력은 누구나 대동소이한 시대이기에 어디에서 자신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느냐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옳고 그름보다는 좋고 싫음이 기준이 되었다. 아이들이 어른을 존경하지 않고, 국민이 국가 지도자를 존경하지 않으며, 교인이 교회 지도자를 존경하지 않는 이유 중에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 큰 변수다.

더욱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가진 복음은 죄에 대한 용서요 받아들여짐이 핵심적인 내용이 아닌가? 그리스도인의 모든 필적과 족적은 복음을 위한 것이라는 데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가르쳐서 변화되긴 어려운 시대지만 여전히 황금률은 유효하다. 섬김을 받으려면 먼저 섬겨야 한다. SNS의 하나인 트위터처럼 따라가 주면(following) 따라온다(follower). 세계화로 인한 무한경쟁시대 속에서 모두 지쳐있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여 영육 간에 살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써야 할 글이다.

인터넷 글쓰기는 매력이 있고 힘이 있다. 인터넷 글쓰기의 생명력은 즉흥성에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그 매력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쓰기는 즉흥적으로 썼지만 그 여파는 무한하고 그 흔적이 남아 영원히 보존된다. 삭제를 했다 할지라도 어딘가에는 이미 복사되어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익명으로 글을 썼다고 할지라도 필요하면 누가 썼는지 못 찾아낼 정도로 기술이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어떤 이가 인터넷 글쓰기에서 자제해야 할 몇 가지를 제안했는데 이는 복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도 공감할 내용이어서 소개한다. “만약 인터넷에서 의견을 생산해내고 논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어느 특정인이 독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면 맥 빠지는 일이 된다. 아무런 내용도 없고 욕설이나 비방으로 퍼포먼스를 행하거나 가부장적인 의식에 때론 원로인 양 행동하거나 훈장 노릇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쓴다면 인터넷 글쓰기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인터넷 글쓰기가 정치에 이용당하고 권력화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SNS는 사람을 얻는 최대의 어장이다. 모든 사업가들은 SNS를 통해 디지털 인맥과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방법은 철저하게 지지와 격려를 통해서이다. 푸쉬(push)가 아니라 풀(pull)이다. 소티즌(Sotizen / Social Network + Citizen)들은 비난의 글을 보더라도 지적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친구관계를 끊는다. 사람을 잃고 영향력을 잃는 것이다. 인터넷 글쓰기는 즉흥성이라는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운 언어가 아니라 공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일필을 날릴 때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기도하면서 써내려가는 것이 복음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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