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 미주지역 방문과 사역 중에 드는 가장 큰 부담은 미주지역 한인교회의 미래에 관한 부분이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미래의 측면과도 연결된다고 본다.

이민 1세대가 모여 이루어진 미주 한인교회는 어느덧 세월이 지나 함께 이민왔던 1.5세대와 미국 땅에서 태어난 2세대가 성장하여 다음 세대를 이루고 있다.

미국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영어가 더 익숙하고 교육환경도 완전히 서구적이다. 그들의 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내면은 서구적인 면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민 1세대 부모님들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그들은 이민의 길을 출발한 순간부터 본인들의 인식의 유무와 상관없이 거의 정서적으로 한국을 떠날 때의 정서에 멈춰있기가 쉬운데, 그들의 자녀들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교육 내용과 문화 속에서 다음 세대가 아닌, 다른(?) 세대로 자라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곳에서 태어나 자란 자녀들과 부모님들의 갭으로 인해 이민세대의 가정 안에도 고통이 있다고 한다.

이민 1세대 부모님들은 이국땅에서 자녀들과 함께 하고 소통하는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기에 자녀들과의 차이를 줄이기가 용이하지 않다고 한다.

결국 유대인처럼 신앙 교육이 이 차이를 메꾸는데 중요한 키인데, 문제는 신앙 교육도 이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는 생각이 이번 미주, 중남미 선교사역 기간 동안 끊임없이 내 마음을 파고들었다. 

일단 2세대를 가르칠 목회자나 사역자가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미주의 현실은 한국계이면서 영어와 자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는 헌신된 목회자나 사역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세월이 지나 부모 세대가 하나님 나라에 가게 되었을 때 남게 될 자녀 세대를 생각해 본다. 한인교회의 명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할 여력도 매우 희박하게 될 것이다.

미주 한인교회들이 2세들을 위한 신앙의 리더들을 키우는데 최우선의 포커스를 두지 않으면 몇십 년 후에는 미주 한인교회의 존립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그보다 일찍 그런 아픔과 상실의 고통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사실 목회자나 선교사들, 그리고 교회 리더의 자녀 세대들이 헌신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민사회의 악순환은 그들의 부모가 목회하는 환경이 너무 척박하다 보니 목회자의 자녀들이 거의 목회자나 선교사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모님이 목회 환경에서 홀대받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바라보는 자녀들은 흔쾌히 부모님의 길을 따라서 걸어가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로 인해 현재 미주지역 교회 숫자에 비해 다음 세대 목회 후보생들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작금의 현실은 미주 지역 뿐만 아니라 디아스포라 교회의 미래를 결코 낙관할 수 없게 만든다.

교회 공동체와 구성원들도 선순환을 위해 ‘목회자들이 행복하게 목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미래의 교회 공동체의 존립을 위한 최우선의 급선무이다. 다음 세대들이 행복하게 목회하는 앞선 세대 목회자들이나 사역자들을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환경적인 면이나 목회자의 태도의 면에서 그들의 눈에 비친 목회자나 사역자들의 모습이 자신의 삶을 투신해도 될 만한 매력적인 대상으로 보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다음 세대들에게 그들이 부족하고 서툴러 보여도 끊임없는 격려와 용기와 혜택의 기회를 불어 넣어 줌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사역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하며, 복음전하는 길이 이 세상의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과 의미를 제공해 주는 것임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로 인해 자신의 남은 생애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과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일, 그리고 연약한 영혼들을 말씀과 기도로 세우는 일에 기쁨으로 드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결국 사람이 답이다. 사람이 있어야 하며 준비되어야 한다. 사람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지금 우리 눈에 참으로 연약하게 보이는 다음 세대가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가야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다음 세대의 리더가 없으면 내일의 다음 세대는 없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문제도 결국 준비된 사람의 부족에 있다. 

결국 공동체의 문제는 준비된 그 한 사람을 통해 해결된다. 무너진 조직도 한 사람을 통해 일어나고 회복될 수 있으며, 견고하던 조직도 준비되지 않은 한 사람을 통해 무너지게 된다. 

결국 사람이다. 사사 시대의 혼란은 그 한 사람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사사 시대의 혼란의 멈춤도 준비된 그 한 사람을 통해 멈추었다. 미주지역 교회의 미래의 희망의 유무도, 한국교회의 미래도, 결국은 다음 세대를 이끌 리더의 준비에 있음을 절감한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을 키우는 일에 모든 것을 거신 예수님처럼 사람을 키우는 일에 최고의 에너지를 쏟는 것이 가장 빠른 부흥의 길이다. 

끊임없이 제자들의 허물과 실수와 연약함을 보듬고, 기다려주시고, 그들과 함께 해주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다음 세대 리더들을 키우는 일에 사랑과 에너지를 붓는 길만이 한국교회와 전 세계 디아스포라 교회의 밝은 미래의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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