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긴급 발표회
“불교계 국고 지원 가장 많고 기독교 최저”

신안군이 임자면에 추진하는 기독교 체험관 건립과 관련해 일부 불교계가 종교 편향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지난 9월 14일 한국교회총연합에서 발표회를 열고 기독교 체험관 건립은 신안군이 관광 수익 증대를 목표로 추진 중인 사업이며, 종교 편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발제자로 나선 권순철 변호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종무실의 예산 내역을 분석했다. 종무실은 문화관광체육부 내 종교 문화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종무실 전체 예산은 600억 원으로, 종교 문화 활동 지원에 233억 원, 전통 종교 문화유산 보존에 279억 원, 종교문화 시설 건립에 91억 원으로 편성됐다.

2022년 종교문화 시설 건립 예산을 보면 이중 불교는 6건으로 39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액수 대비 43%를 차지했고, 기독교는 4건에 21%, 천주교는 5건에 32%를 차지했다. 2021년 역시 불교는 47억 원을 지원 받았지만, 기독교는 1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9억 4,000만 원을 지원 받았다. 

권 변호사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65% 이상이 불교 문화재이므로,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예산이 불교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 있다”며 “전통 종교 문화유산 보존 예산은 그 성격상 전통 사찰 보수 정비와 방재 시스템 구축에 집중돼 코로나 방역으로 수익이 급감한 불교계로 자연스럽게 지원된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신도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전체 종교 인구의 기독교는 44.9%, 불교는 35.3%, 천주교는 18%, 원불교는 0.4%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고를 지원한 규모를 보면 불교는 68.6%의 세금을 지원 받았고, 천주교는 7.5%, 원불교는 7.6%, 기독교는 3.1%에 불과했다. 

실제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정보공개를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가 지원한 종교별 지원 예산은 불교계 591억 2,000만 원, 천주교 447억 2,000만 원, 기독교 173억 2,000만 원 규모였다.

권 변호사는 2008년 생긴 공직자 종교 차별 센터로 인해 공무원들의 종교 편향은 발생하기 어렵다며, 불교계 종교 편향 주장은 억지라고 말했다. 

“불교계가 기독교 관광 문화 사업화 격려해야“
또 다른 발제자 황종환 박사(지식공유상생네트워크 이사장)는 “종교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관광 문화 상품이 바로 불교계가 2001년부터 진행한 템플스테이”라며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대상은 국내외 불교 신자는 물론 종교를 떠나 힐링을 원하는 일반인 또는 한국 정서를 경험하려는 외국인들의 참여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불교계가 템플스테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좋은 문화 관광 상품을 만들기 바란다”며 “신안군의 기독교 체험관 건립과 관련해 종교 편향 주장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계가 기독교 체험관 건립을 종교 편향이라고 공격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국내에 도입된 지 200년이 안 되는 기독교 문화의 관광 문화 사업을 격려하고, 지켜줘야 한다”며 “그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유구한 불교 발전이나 불교계가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영역을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안군 자구 노력 지지해야“
김철영 목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는 “신안군민이 동의하고 지지하는 관광 문화 사업을 특정 종교의 시각으로 반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불필요한 오해로 종교 갈등을 조장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설립자 김준곤 목사도 신안군 출신임을 강조했다. 최근 CCC가 신안군에서 개최한 선양학술 심포지엄과 관련해 불교계의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김철영 목사는 김준곤 목사는 신안군이 낳은 최고의 목회자라며, 종교 편향 주장을 일축했다.

김 목사는 이어 “관광 문화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관광 문화의 섬으로 발돋움하려는 신안군의 노력을 우리가 지지해야 한다”며, 이를 종교 편향이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불교계에 대한 종교 편향 주장을 자제해왔다”며 “템플스테이 등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불교계가 관광 문화 사업을 추진하기 원한다면 신안군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 추진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불교계가 더 이상 ‘종교 편향’이라는 단어를 날카로운 검처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신 국민화합을 위해 종교의 역할에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안군 재정 자립도 전국 최하위
신안군은 2023년 12월 개관을 목표로 기독교 체험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독교 체험관에는 신안군이 낳은 문준경 전도사와 순교자 48인의 이야기 등을 담을 계획이다. 신안군이 기독교 체험관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관광 수입 증대 때문이다.

실제로 신안군은 전국 226개 지자체 중 재정 자립도가 224~225등이다. 최하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고령화율은 전남 4위이고, 인구 소멸지수 고위험군 8위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넘어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이기 때문에 관광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해 지역을 살려야하는 지방자치 단체의 자구책인 셈이다. 

신안군은 1,004개의 섬이 있다고 해 ‘천사의 섬’으로 불리고 있으며, 반월도와 박지도는 퍼플섬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유엔 전문 기구인 세계관광기구가 반월도와 박지도가 포함된 퍼플섬을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 산티아고 순례길을 차용한 12사도 순례길을 조성해 관광 자원으로 삼고 있다.

이런 신안군의 노력이 다른 지역에도 알려지면서, 신안군의 관광 사업을 배우기 위한 타 시군 관계자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Q&A 불교계, 종교 편향 팩트 체크

문준경 순교기념관 국고 지원 없어 섬티아고는 쉼과 힐링의 순례길 신안군 기독교 체험관 건립을 놓고, 일부 불교계의 ‘종교 편향’ 주장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허점이 많다. 9월 14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 발표회 발제문을 통해 정리한 팩트 체크다.

Q  신안군 ‘천사섬’이 기독교적 용어인가?

A 실제 신안군은 1004개가 넘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졌다. 신안군이 천사섬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1026개의 섬 중 물이 차면 잠기는 섬을 제외한 약 1004개의 섬을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많은 섬들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쉽게 알리기 위한 일종의 브랜드 네이밍이다. 천사라는 단어는 기독교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신안군이 천사섬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기독교 선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아름다운 섬의 청정 이미지 마케팅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Q  12사도 예배당이 있는 ‘필그림 아일랜드’도 종교 편향인가?

A 신안군 기점인 소악도의 필그림 아일랜드는 소위 순례자의 길로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스페인의 산티아고에서 착안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교인뿐만 아니라, 비종교인도 많이 걷는 길이다. 그래서 신안군은 이 섬을 ‘섬티아고’라고 부른다. 불교계는 이 길에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을 종교 편향의 예로 주장한다. 하지만 이 예배당은 예배를 위한 건축물이 아니라, 관광 문화 상품인 순례자의 섬을 이루는 단순한 관광 문화 조형물로 봐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작은 예배당에 들어가 묵상을 하기도 하고, 비기독교인에게는 쉼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히 예배당이라고 해서 꺼려하는 사람 은 많지 않다. 기독교인들도 전통 사찰을 방문할 때 전통 문화유산으로 생각하지, 종교적 의미로 방문하지 않는 예랑 똑같다.      

Q   문준경은 그저 이념에 희생된 인물인가?

A 불교계에서는 문준경 전도사를 단순히 6.25 전쟁 때 좌우익의 대결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문 전도사는 성결교회 출신으로, 용서와 화해를 알려준 인물이다. 6.25 전쟁 당시 피할 길이 있었지만 다른 주민을 살리기 위해 희생되었다. 다른 사람들을 살리려다 순교한 것이다. 특히 그녀는 밥 굶는 사람들과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사랑의 대모 역할을 했던 분이다. 그래서 우리 교단은 문 전도사의 사랑과 희생, 그의 순교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순교기념관을 건립했다. 순교기념관 건립은 정부 지원 없이 성결교단 자체 예산으로 건립했고, 순교관 운영도 지자체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한 해에 10만 명 넘는 인파가 찾았다.   관광 문화상품을 발굴함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소재는 문준경 전도사와 같은 역사적인 이야기가 있는 성지의 발굴이다. 그런 점에서 신안군이 문준경 전도사 기념관이 있는 지역에 기독교체험관 건립 등 기독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선택이다. 더욱이 순례 관광객 입장에서 순례자의 섬 ‘섬티아고’와 다른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차별적 콘텐츠가 있으면 좋다. 신안군 입장에서도 차별적인 콘텐츠를 계속 발굴해야 하는 이유다.

Q  임자도는 불교 성지라는 주장도 있는데?

A 불교계는 임자도는 불교 성지라고 주장한다. 1681년 대만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사언이 태풍으로 임자도 앞바다에서 난파된 사건이 있었다. 이 배에는 경전 197권 5,000여 판을 성총스님이 수집, 필사, 간행한 경전이 있었다. 불교계는 이를 근거로 임자도에 불교경전 기념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신안군과 신안군민의 사업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신안군은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문화재와 이를 시대적 트렌드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 단순히 이러한 종교적 역사적 사건을 가지고 신안군이 관광 문화 사업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월권이다. 불교계가 불교경전 기념관을 건립하기 원한다면, 역사적 사건만이 아니라 이 사건에 담긴 의미 등을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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