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말로 원망하매

민수기는 우리들의 실제적인 믿음의 삶의 여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미 구원을 받고 말씀의 양육을 받은 이들은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열매 맺는 삶을 맺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러한 위치에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애굽의 압제로부터 구원을 받았고, 또한 시내산에서 율법을 통한 말씀의 양육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시내산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행진하였다는 것은 이제부터 그들이 그들의 삶의 영역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의 문제를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 줍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그들은 무너졌습니다. 실패하였습니다. 

급기야는 자신들의 세대에서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조차 못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민수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의 실패는 우리의 본보기가 됨과 동시에 믿음의 사람들이 가져야 할 ‘오답 노트’가 되어 줍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가 어떻게 승리하는 삶을 사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깨우쳐 주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그리스도인의 승리를 견인합니다.(고전 10:10-11) 

우리의 오답 노트에 적혀져야 할 내용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일상 삶 가운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불평’과 ‘원망’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들은 홍해를 건너는 기적을 경험한지 겨우 삼일 밖에는 안된 시점에서도 마라의 쓴 물로 인해 원망하고 불평했습니다. 

또한 율법을 받고 가데스 바네아에 삼일 길을 행하는 도중에도 이러한 원망과 불평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여호와의 언약궤가 삼일 길을 앞서 가며 구름기둥과 불 기둥으로 인해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가 있었습니다.

이제 곧 가데스 바네아에 도달하면 가나안 땅을 점령해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악한 말’(히. 라아 민 11:1)로 하나님을 원망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불신앙적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그들이 했던 ‘악한 말’을 자칫 상스럽고 입에 담기조차 더러운 말로 하나님을 저주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악한 말’(히.라아)이란 ‘그 동안 그들이 거쳐온 광야 여정에서 겪었던 일’을 넋두리처럼 하였던 말을 의미합니다.

광야에는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통해서 그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광야 여정은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요롭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광야에서 장정만 60만이 넘는 대군들이 광야에서 여행을 한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었겠습니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연히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오늘 식수는 어디서 구한담?” “오늘 찬거리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등과 같은 이야기는 충분히 나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정도의 말은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말을 함으로써 서로 동변상련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일로 인해 시작된 불평으로 인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진노하시고 여호와의 불로 그들이 거하는 진 끝을 사르는 징계를 내리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모세에게 부르짖을 때 히브리어 ‘짜아크’(민 11:2) 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을 보면 그 불의 기세에 놀라 겁에 질려 울부짖었던 듯 합니다.

진을 태우는 불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어마무시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우리가 한가지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향한 원망이나 혹은 사람끼리 서로 자신의 형편을 이야기하는 중에 우연히 나올 수 있는 넋두리를 가장한 원망과 불평을 따로 구분해서 말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행한 삶의 오답 노트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은 불평이라는 악은 모양이라도 버려야 한다는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불평과 원망은 내 영혼에 흠집을 만들며, 결국은 내 영혼의 구원 문제와도 연결됩니다.(약 5:9) 사도 바울이 이러한 죄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였던 이유입니다.

우리 모두 항상 깨어 있어 이러한 죄악 가운데 빠지지 않기를 기도해야 할 제목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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