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을 위한 세례’의 의미

       홍성철 박사
(세계복음화연구소장)

고린도전서 15장 29절은 해석하기 어려운 구절인데, 우선 그 말씀을 인용해보자.

“만일 죽은 자들이 도무지 다시 살아나지 못하면 죽은 자들을 위하여 세례를 받는 자들이 무엇을 하겠느냐? 어찌하여 그들을 위하여 세례를 받느냐?”

‘죽은 자들을 위한 세례’의 뜻을 풀기 위해서는 이 구절에서 두 번씩 사용된 ‘위하여’의 의미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위하여’는 원어로 휘페르(ὑπὲρ)인데, ‘…을 대신하여’(on behalf of) 또는 ‘…을 보아서’(for the sake of)로 번역될 수 있다. 

그런데 ‘위하여’를 ‘대신하여’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일어난다. ‘죽은 자들을 대신하여 세례를 받는 자들이 무엇을 하겠느냐? 어찌하여 그들을 대신하여 세례를 받느냐?’ 이런 의미는 기독교의 중요한 가르침을 왜곡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대신 회개하고, 대신 믿고, 대신 세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하여’의 두 번째 의미인 ‘…을 보아서’로 해석하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는가? 다음과 같은 실례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신앙생활을 잘 하던 어머니가 죽음이 가까워지자 자녀들이 어머니의 임종을 보기 위하여 모였다. 그런데 자녀 중 한 아들은 지금까지 신앙을 거부하며 살았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에게 유언을 남겼는데, 유언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아서 언젠가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는 것이다. 
아들의 마음이 흔들렸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언이 귓전에 맴돌아서 마침내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복음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어느 날 하나님 앞에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구주로 영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물론 그가 믿고 세례를 받은 것은 근본적으로 그의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보아서’ 세례를 받은 셈이 되었다. 

결국 이 구절의 해석은 믿지 않고 죽은 불신자를 대신하여 세례를 받으면 죽은 자들도 구원을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성경 두 곳을 인용한다.

“그가 또한 영으로 가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선포하시니라”(벧전 3:19).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한 결과 홍수로 멸망한 옥에 갇힌 영들에게 노아의 경고가 하나님에게서부터 전해진 말씀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지, 결코 복음이 전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또 다른 한 곳은 베드로전서 4장 6절이다. “이를 위하여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되었으니, 이는 육체로는 사람으로 심판을 받으나 영으로는 하나님을 따라 살게 하려 함이라.”

이 구절은 비록 지금은 죽었지만 생존했을 때 복음을 듣고, 받아들였고, 또 의지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말씀이다. 인간적으로 볼 때 그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육체적으로는 죽었지만, 그들의 영은 하나님 안에서 살아있다는 놀라운 확신을 가리킨다.

결국 ‘죽은 자들을 위하여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죽은 자들을 대신해서 세례를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죽은 자를 ‘보아서’ 세례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누구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죽으면, 다시는 복음을 들을 기회가 없다. 

그들의 영혼은 음부에 던져져서 고통의 시간을 갖다가, 마침내 부활하여 그들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 지옥으로 던져져서 영원히 고통을 당할 것이다. 

이와 같은 비극적인 결말을 당하지 않으려면 죄인은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의지하지 말고, 현재 살아있을 때 직접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영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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