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는 당신만을 믿습니다

개척을 준비하면서 건물마다 작은 상가교회가 이렇게 많은지를 처음 알았습니다. 전에는 무심히 지나쳤고 관심도 없었는데 막상 개척교회 목사가 되고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 거지요. 덜컥 예배당을 계약했지만 닥친 현실앞에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혼자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작은 교회들을 바라보며 하나님에게 푸념했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많은데 제가 또 교회를, 그것도 작은 상가교회를 세워야 하나요? 요즘 교회 100개를 개척하면 옆에 있는 교회까지 합해서 120개가 망한다던데”

한숨짓는 저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상현아 나는 너에게 예배를 받기 원한다” 

부족한 저를 깨우는 말씀이었습니다. 개척교회를 시작할 때 열명도 되지 않는 성도들과 예배를 드렸지만 예배를 기뻐 받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늘 행복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 이전을 결심한 것도 장애인들도 함께 하는 예배를 하나님이 원하신다는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고 준비되지 않은 목사는 여전히 책임지기를 싫어하고 어려운 길보다는 쉬운길로 가기를 좋아했습니다. 목회수기로 제출한 글의 제목을 “주님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로 정했습니다. 목회수기를 제출한 후에 너무 경솔하게 제목을 정한 것 같아 낯이 뜨거워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은 제가 책임지기보다는 주님이 책임져 주시는 인생이었습니다. 부족한 글의 내용처럼 저는 책임지기보다는 늘 도망다니기 바빴고 작은 성공에 안주하기를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주님이 말씀하시고 부르셨을 때 억지로라도 든 손이었지만 주님은 작은 결단을 기뻐 받으셨습니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고백했을 때 오히려 하나님이 책임져 주셨습니다. 고백하기는 모든 것이 은혜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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