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성결교회 신자가 된 것은 1961년, ‘숭인성결교회’라는 간판이 걸린 가정집 교회에서다. 

옛 은희봉 목사님, 정재학 목사님이 시무하셨다. 성결교단의 선각자 같은 분이셨다. 나는 가끔 60여 년 성결교인으로 살아온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스스로 감격할 때가 있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사람이지만 원로장로까지 된 것은 성결교회에 대한 애착심이 컸기 때문이다. 

총회에서 성결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목사·장로 51.9%가 ‘성결교단이 더 이상 3대 교단이 아니다’라고 응답한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교회 지도자격인 담임목사의 30%만이 ‘성결교단이 3대 교단에 포함된다’고 했고, 65.8%는 그렇지 않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장로의 경우, ‘3대 교단에 포함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56.6%나 되었다. 또 총회 대의원의 경우 ‘3대 교단에 포함된다’는 응답이 38.6%인 반면 총대가 아닌 응답자 중 44.9%가 ‘3대 교단에 포함된다’고 답했다.

목사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 다수가 ‘우리 교단을 3대 교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보면서 신앙 마인드가 왜 그렇게 변했는지 의아심이 간다. 

하지만 70대 이상의 60%가 ‘3대 교단에 포함된다’고 응답하고 30·40대의 67.7%가 ‘우리 교단 3대 교단 아니다’라고 답한 것은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이 많은 성도들은 그만큼 성결교회에서 신앙생활을 꾸준히 해 온 분들로 교회와 사람에게 정이 들었고 자기의 것을 소중히 여긴다. 먼 곳으로 이사를 가도 다니던 교회를 잊지 못한다. 이웃 다른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면 은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반면 젊은이들의 교회관은 아주 다르다. 부모와 한 교회에 다니다가도 교단 같은 것은 염두에 없고 대형교회를 선호한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교회의 여러 프로그램을 보고 교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는 ‘한 곳에서 샘을 파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땅을 파다 물이 안 나오면 또 다른 곳으로 여러 번 옮긴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우리 교단이 더 이상 3대 교단에 들지 않는다’는 응답자 567명 중 47.1%는 교회와 교인수 축소를 꼽았고, 성결교단의 영향력 축소(44.4%), 성결교단의 낮아진 위상(41.3%), 성결교단 신앙 정체성의 퇴색(33.7%), 타 교단의 교세와 위상 확대(30.5%), 유명한 대형교회 부족(13.1%), 유력 인사 부족(11.6%)이라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목사·장로를 비롯한 성결교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이 조사에 의문이 있다. 설문조사는 사회과학적인 조사방법에 따라 행해져야 한다.

설문조사 방법, 설문 대상자 선정 등 조사설계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 조사는 보통 성결인들의 생각을 완전 뒤엎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설문조사라고 하지만 어떻든 성결교회를 가볍게 여기는 목사가 다수 있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 같은 생각을 가진 목사가 어떻게 성결교회의 지도자로서 역할 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목사 등 교회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성결교 의식 마인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 성결교인(62년)인 나는 ‘우리 교단 3대 교단 아니다’ 52% 응답의 설문조사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천명하고 싶다. 사회과학을 전공한 나는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유력 신문사와 합동으로 정치문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여러번 했다.  

문제의 설문조사는 성결교인들의 신앙생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회의감만 가지게 할 뿐이다. 확실하게 설문조사를 다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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