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의 수교는 1882년 5월 22일 미국 로버트 슈펠트(Robert Shufeldt, 1822-1895) 제독과 조선의 전권대사 신헌(申櫶)·김홍집(金弘集)이 제물포(인천)에서 총 14조의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Treaty of Peace, Amity, Commerce and Navigation, United States–Korea Treaty of 1882)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이는 우리나라 역사상 서양 국가와 맺은 첫 조약이며, 긴 암흑 속에 빠져 있던 이 나라에 광명이 비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였다.

조약 체결 이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등의 선교사들이 대거 한국을 찾으면서, 한반도는 빠른 속도로 복음화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단지 교회를 세울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복지 등 이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맹활약하며 이 민족을 섬겼고, 무엇보다 민족을 계몽하고 어두운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한미 간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빛나게 된 것은 해방 이후였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6.25전쟁에서 수많은 피를 흘려가며 싸워 줬고, 이후에도 긴 기간 엄청난 양의 원조를 통해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줬으며,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든든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을 통해 안보에 크게 조력해 주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미국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남긴 말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미국)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을 지목한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우리의 번영을 공유할 것이며,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21세기 경쟁에 준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단순히 상호 경제적 이익을 위한 협력 관계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다. 그 가치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등이고,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신앙이다.

지금이야 전 세계 지도자들 중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대한민국의 위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일제시대와 6.25 당시까지만 해도 이 땅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한 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나 지금이나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이 땅에 높은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단 하나, 이 땅이 서구 기독교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선교에 성공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6.25전쟁 당시 미국과 UN이 전례 없이 빠르게 참전했던 배경에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교회들을 지켜야 한다는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의 간절한 호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한·미 기독교계는 수십 년 동안 양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그러므로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국가들의 번영’은, ‘기독교 신앙을 공유하는 국가들의 형통’으로 승화돼야 한다. 이는 단지 두 나라의 관계가 경제적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과 성경적 가치를 공유하고 전파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누리고 나누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독교 지도자들에 의해 세워진 두 나라의 동맹이요, 세계 선교사 파송 1위국과 2위국의 동맹이며, 성경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사랑하는 나라들의 동맹이다. 양국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이 점을 유념해, 양국이 단순히 양국의 교류와 협력을 넘어서 역사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힘써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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