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 멀리 둔 자식을 축복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늙은 어머니께/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평했다./ 딸은 본래 그렇다기에 위안을 삼았고/ 딸처럼 산다는 허울로/ 시아버지께도 거친 몸짓, 감추지 않았다./ 마흔이 넘은 딸을 피는 꽃 보듯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여의고 나서야/ 잔소리하는 며느리 당신의 상처로 감싸주신/ 시아버님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고작 자식이기만 했어도 기쁨을 준 사람/ 내 아들에게는 손끝만 스쳐도 충만할 엄마로 어버이를 대물림하며/ 올해 나는 겨우 조금 철이 든다.

▨… 우리 교단 소속인 인천의 어느 교회 어버이주일 주보에 실린 어느 집사님(이경원)의 시 ‘어버이날’이다. 시의 문학성 여부를 애오개가 관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애오개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 다만 ‘고작 자식이기만 했어도 기쁨을 준 사람’이라는 표현에서 어거스틴의 어머니와 존 웨슬리의 어머니가 남기는 잔상을 찾으려 했다면 애오개가 무엇인가를 착각하고 있다고 회초리드실 분 계실까.

▨…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333-387)는 아들의 방탕한 삶을 돌이키기 위해 당시의 유명한 감독(암부로시우스라는 설이 있다)을 찾아가 눈물로 호소했다. 내 아들이 제발 바른 믿음을 갖도록 설득해 줄 수 없겠느냐고…. 그 간절함에 감동한 감독이 확신에 찬 어조로 그녀에게 말했다. “이렇게 흘리는 눈물의 자식이 망할 리 없습니다.”(어거스틴, 참회록) 모니카는 이 말씀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 존 웨슬리의 어머니 수재너 웨슬리(1669~1742)는 작은 시골마을 교회의 사제였던 새뮤얼 웨슬리와 결혼하여 19명의 자녀를 낳았다. 존 웨슬리는 15번 째였으며 10명의 자녀는 성인이 되기 전에 죽었다. 10번이나 자녀를 잃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수재너는 회초리를 들고 남은 자녀들에게 원어로 성경을 읽도록 가르쳤고 이 어머니의 가르침은 존 웨슬리를 기독교 성직자가 되도록 이끌었다.

▨…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십자가의 죽음은 참척의 자리였다. 그 참척의 자리에서 예수께서는 제자에게 어머니를 부탁하셨다. 참척을 감당하시는 주님은 유독 우리 한국 신앙인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복음을 향한 열정이 식어가는 지금이 모니카의 눈물의 기도로 무장한 우리 교단의 어머니들이  바른 믿음을 위해 수재너의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어머니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면 저도 이미 어머니가 되어 있다”는 시(이성부)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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