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만큼 보이는 하나님의 나라’

오늘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최석호 교수의 ‘골목길 역사산책: 한국사편’이고, 신앙 서적은 데이비드 플랫 목사의 ‘복음이 울다’입니다.

최석호 교수는 『걷는 만큼 보이는 역사』를 주장하는 여가사학자로서 이번 책은 ‘골목길 역사산책: 서울편’과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편’에 이어서 세 번째 저서입니다.

‘나를 찾아, 역사를 걷는다. 한반도를 걷는다. 한국인의 혼을 걷는다’라는 표제 아래 남촌 대한민국 길, 운주사 고려 길, 강릉 조선 길, 경주 신라 길을 소개합니다. 

독자를 넘어 목사로서 바라보는 이 책의 강점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처럼 역사적 고증에 철저합니다.

책 제목 『골목길 역사산책』에 걸맞은 좋은 책입니다. 둘째는 골목길 역사산책을 따라 함께 걷다 보면 ‘한국 역사’에 깃든 ‘한국 기독교의 좋은 역사’를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편’을 읽을 때 저는 일제 침략에 대항하는 ‘선교사님들과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독립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한국사 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동교회 출신 독립운동가 이회영, 기독교를 전파하는 데 최선을 다한 강우규 의사, 세례를 받고 도마로 다시 태어난 안중근 의사 등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데이비드 플랫 목사의 『복음이 울다』입니다. 그는 베스트셀러 ‘래디컬’을 쓴 저자로서 현재 맥린바이블교회의 담임목사입니다.

신앙서적으로 『복음이 울다』를 선택한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일반서적인 최석호 교수가 ‘걷는 만큼 보이는 역사’라는 표제로 ‘한국의 역사’를 기록하였듯이, 데이비드 플랫 목사도 ‘히말라야 길’을 직접 걸으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히말라야 산맥을 걸으면서 고통, 질병과 기아, 인신매매와 가난 등을 적나라하게 체험합니다. 이 직접 체험을 통하여 책상에서 쓴 ‘래디컬’의 가치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자책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나는 철저히 냉정한 상태였다. 가난에 관한 처절한 통계를 보고 나서 성경을 연구하면서도 나는 조금도 가슴 아파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신음하는 사람들과 아이들의 얼굴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나니 마음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P. 20).

저자는 책에서 에런이라는 인물을 소개합니다. 그는 친구들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러 왔다가 인신매매범이 가난한 여자아이를 사서 도시에 파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는 하이킹을 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데이비드 플랫 목사가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런데 그때 뭘 마주치신 건가요? 그것이 무엇이었는데 당신이 그렇게 산을 내려갔던 건가요?”(P. 145).

애런이 데이비드 플랫 목사에게 말했던 답변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목사님의 질문은 훌륭했지만 약간 초점에서 벗어났습니다. 목사님은 그날 아침 무엇 때문에 산을 내려갔느냐고 물으셨죠? 답은 ‘무엇’이 아니라 ‘누구’였습니다. (중략) 하나님은 제 안에 이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불어넣으셨어요.”(PP. 146-147).

오두막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고, 글을 써서 칼럼을 기고한지 3년이 지나갑니다. 저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명분으로 책상에만 웅크리고 앉아서 책만 읽었습니다. 그런 제게 이 두 권의 책은 이런 도전을 줍니다.

“이제 세상 속으로 좀 들어가라!” “골목길을 좀 걸어라!” 당장 책을 덮고 히말라야 트레킹이라도 해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무언가 바뀌어야 합니다!”

최석호 교수의 인생 철학이 나의 철학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역사는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다. 걸으면 역사가 되는 골목길을 걷는다.”(겉장).

데이비드 플랫 목사의 새로운 신앙관이 나의 신앙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삶 없는’ 신앙에서 ‘움직이는’ 신앙으로 움직여 가야 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