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적인 믿음이란?

       홍성철 박사
(세계복음화연구소장)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은 성경의 핵심 진리이다. 그 진리 때문에 개신교가 일구어졌고, 그리고 그 개신교는 구원받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교회를 통해 세계 각처로 퍼져나갔다. 그 진리를 바울 사도는 이렇게 표현했다.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알므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로써가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써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

이 말씀에서 믿음과 ‘의롭다 하심’이 각각 세 번씩 나온다. 그런데 헬라어 성경에 의하면, 이 세 번 나오는 믿음은 이중적이다.

처음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의 헬라어는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이다. 이 말씀에서 믿음의 주체는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분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나오는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에서 믿음의 주체는 우리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 나오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에서 헬라어 성경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우리가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원어에 의하면 첫 번째와 세 번째는 그리스도 예수의 믿음인데, 한글성경에서는 모두 우리의 믿음으로 번역되었다. 

갈라디아 2장 16절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믿음과 우리의 믿음으로 우리가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믿음은 이곳에만 아니라, 다음의 말씀에서도 나온다: 로마서 3장 22, 26절, 에베소서 3장 12절, 4장 13절, 빌립보서 3장 9절. 이처럼 헬라어 신약성경에서 일곱 번 나오는 그리스도의 믿음을 한글성경에서는 모두 우리의 믿음으로 번역했다. 

물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 그런데 그 표현에는 위험성도 없잖아 있다. 자칫하면 우리가 믿음이라는 행위 때문에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믿음은 행위가 아니다. 하나님이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시는 선물을 받아들이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믿음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의 선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울 사도의 확언이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엡 2:8).

하나님의 은혜는 그 아들을 십자가에서 구속의 죽음을 겪은 후 부활하게 하신 것이다. 그 아들이 죽었다가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것이다 (고전 15:14).

그분은 하나님의 뜻을 이행하기 위하여 세상에 오셨고, 그리고 하나님이 그분을 죽음에서 다시 살리실 것을 믿으셨기에 죽음도 불사하셨다. 

그 부활의 믿음이 없었다면 그리스도 예수는 죽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내가 내 목숨을 버리는 것은 그것을 내가 다시 얻기 위함이니, 이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느니라. 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 나는 버릴 권세도 있고 다시 얻을 권세도 있으니, 이 계명은 내 아버지에게서 받았노라 하시니라” (요 10:17~18). 그렇다! 그분은 하나님에게서 받은 약속 때문에 부활을 믿으셨다. (시 16:10)

예수 그리스도는 ‘믿음의 주’이시다. (히 12:2).
믿음의 시작이 그분이라는 뜻이다. 그분이 구사하신 믿음처럼 우리도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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