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분노가 들끓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사회적 갈등이 확대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기독교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 내에 소소한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큰 갈등으로 폭발하고 대치상황으로 교회 자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 교단 또한 이러한 모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분노의 원인을 학자들은 대체적으로 세 가지로 요약해서 설명한다. 첫째는 자신의 가치를 보존하려는 의지에서 나타나며(거절감, 무시당함-수치심), 둘째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려는 의지에서 나타난다(좌절, 부족감-절망감, 낙담). 셋째는 기본적인 신념(가치관 등)을 보전하려고 하는 의지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분노는 처음부터 파괴적이거나 내면(마음)의 상처로 남는 것이 아니고,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분노의 감정은 더욱 지속적이고, 강도가 심해지며, 감정폭발이 다양화되고, 파괴적으로 변해간다.

분노는 지속 정도, 강도와 다양성 및 파괴력의 정도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되는데 처음은 분노(Anger)로 1회성으로 분노의 요인이 해결되면 해소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면 사라지는 것이다. 다음이 분개(Resentment)인데 1회성 분노가 억압, 외면, 무시 및 표현되지 못해서 형성된 것으로 감정의 농도가 짙어지고 지속시간이 길어진다. 이 때는 과잉반응이 나타나며 대가를 치뤄야 해소된다.

세번째 단계가 적개심(Hostility)인데 누적된 분노가 너무 오래되면(유아기 때부터) 이것이 의식 세계 속에서 무의식 세계로 옮겨가게 된다. 감정을 억누르고,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게 되며, 내면에 진노를 억누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적개심이 폭발하면 자신의 삶 전체를 파괴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분노의 표현은 억제하는 유형(외면, 억압, 무시)이 있는 반면 자신의 감정과 욕구만을 강조하고 타인을 무시하여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유형이 있으며, 소극적으로 꽁하고 있다고 소낙비처럼 퍼부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유형도 있다. 또 직절적인 주장을 하는 유형이 있는데 이들은 타인의 욕구와 감정을 고려하면서 표현하는 것으로 지시적이고 공격적인 너 전달 화법이 아닌 나 전달 화법(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 비지시적이며 비공격적 자기표현)을 자주 이용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분노를 포기하는 유형(깨달음의 경지)이 있는데 이 차원은 성숙한 사람들에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분노를 유발하는 원인을 이해하면서, 수용과 극복을 시의 적절하게 한다. 분노를 창조적이고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에베소서(4:25~27)에 보면 ‘분노를 내라 그러나 죄를 짓지 말라’고 하셨다. 분노를 억압, 외면, 무시하는 것은 오히려 작은 분노를 분개, 적개심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노를 지혜롭게 분출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기술을 터득해야 되겠다.

분노의 해결책은 다양하겠지만 먼저 자신이 분노하는 순간을 알아차리면서 인정하는 것이 분노 다스리기의 출발이다. 자기 분노에 대한 자세한 관찰과 그렇게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여 나 전달 화법으로 표현하여 주변의 도움과 협조를 요청하면서 기도와 심호흡으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분노는 자기발견과 자기이해의 중요한 도구로 작용하게 된다.

만약 우리 안에 적개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는 무의식의 상처(상처 입은 내면아이)가 있다면 이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무의식의 상처를 치유하는 노력을 통해 또 다른 성숙된 자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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