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절기는 매년 돌아오는 것이지만 기독교인들은 타성에 빠지지 말고 날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사순절을 지켜야 한다.

절기마다, 그리고 매일과 매 순간마다 하나님께서 담아 두신 깊은 뜻을 생각하고 내면화한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숙과 발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절기가 다 소중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두 절기가 바로 성탄절과 부활절이다.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 나심을 기리는 날이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부활절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니 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부활절 전까지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이 사순절이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 기간 회개, 기도, 절제, 금식, 경건 등에 더욱 힘써왔다. 그리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자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교회 교인들도 사순절을 맞아 무엇보다 경건을 체험하고 그 능력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특별히 금식과 절제를 통해 정결한 삶을 사는 데에 힘쓰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

오늘의 시대는 풍요를 넘어선 과잉의 시대이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 절대적 빈곤이 존재하고 있지만, 선진국들에서는 과잉으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수많은 먹거리와 볼거리들과 즐길 거리가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더럽히고 있다. 그러한 것들은 우리를 경건에서 멀어지게 한다.

기독교인이라면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달게 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그분의 삶을 본받고 또 닮고자 해야 한다.

특별히 우리 교단에서는 사순절 이웃을 위한 사랑 나눔으로 ‘한 끼 금식’과 ‘희망상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제3세계의 굶주린 이들 돕기, 동남아 선교지 쌀 전달, 국내 코로나 가정 지원, 영세 복지관 독거노인 가정 지원, 강원도 산불 피해 긴급구호 사업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단순히 금식과 절제를 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통해 이웃을 섬기고 나눌 수 있다면 더욱더 뜻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역시 그 자신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것이었듯이 말이다.

지구촌의 수많은 고통받는 이들을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간구하길 바란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금식 또한 젊은이들에게 매우 추천할 만하다. 우리의 정신이 너무나 많은 부분 하나님이 아닌 미디어에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미디어 사용을 자제하며,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더 아프게 했던 우리 안의 죄악들을 돌아보고 고쳐나가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그분을 아프게 했던 것에는 십자가 형벌의 아픔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무지함,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 서로 다투고 분열하는 모습 등도 있었다.

오늘의 교회, 오늘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무게를 더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하고 스스로 정화·갱신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사순절을 단순히 형식적인 절기로만 여기거나 자신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함으로써 그 부활의 영광과 기쁨도 함께 누리는 신앙의 경지를 체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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