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대하는 태도

“자식을 타인처럼 대해야 한다.”

군법무관 동기 홍창식 변호사님이 저에게 해준 말입니다. 자식을 나의 소유물이 아닌 타인처럼 대해야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요즘 자식들은 타인이 아니라 스스로 시부모가 된 것 같습니다.

어느 숲속에 어미 원숭이가 새끼 두 마리를 키우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태어난 새끼 두 마리 중 유독 한 마리를 더욱 사랑하여 늘 안고 다녔습니다.

어미의 관심을 받지 못한 다른 새끼 원숭이는 혼자서 외롭게 나무를 오르내리며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숲에 사는 다른 원숭이들이 습격해왔고, 어미 원숭이는 평소 사랑하는 새끼가 다칠새라 더욱 꼭 껴안고 피해 다녔습니다.

한참 후 이웃 원숭이 무리가 물러갔습니다. 한숨 돌리며 품에 안고 있던 새끼를 본 어미는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꼭 껴안고 도망 다닌 탓에 새끼가 숨이 막혀 죽어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 혼자서 이 나무 저 나무를 피해 다닌 다른 새끼 원숭이는 살아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윗글은 ‘어미 원숭이의 사랑’이라는 이솝우화로 부모의 과보호나 편애는 오히려 자식에게 해롭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잠 13:24).

성경은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勤實)히 즉, 부지런하고 진실하게 징계하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부모가 되면 그렇게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모가 자식을 ‘왕’으로 키우거나 본인 스스로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 : 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찍이 루소(Rousseau)는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자식은 ‘왕’이 아닌 ‘종(섬기는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종’된 마음으로 가족을 섬길 줄 알아야 가정 밖에 나가서도 ‘종’된 마음으로 이웃을 섬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고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자식을 ‘종’으로 키웁시다! 그리고 저부터 언제 어디서나 ‘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종’으로 자란 자식들은 나라와 이 사회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종’이 될 것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되려는 모습 전부였다.”

이 글은 Microsoft(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자선사업가의 길로 인도한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가 2020년 9월 14일 향년 94세로 소천했는데, 빌 게이츠가 다음날 블로그에 올린 ‘아빠를 기억하며’라는 글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게이츠 시니어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고, 시애틀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는데, 둘째 아들 빌 게이츠가 MS를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로 용기를 준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빌 게이츠는 “폴 앨런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기 위해 하버드를 중퇴했을 때조차 마음이 편했다. 실패하더라도 부모님은 내 편이 돼 주실 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은 배우자와 자식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아닐까요?

게이츠 시니어는 “부모의 욕심대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꿈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부전자전입니다. 저도 제 딸과 아들이 이 땅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제 마음의 그릇을 좀 더 키워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천국 갈 때 제 딸과 아들이 “아버지는 내가 되려는 모습 전부였다”는 말을 하는 것을 꼭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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