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영광의 당선을 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펼침막이 전국에 걸렸다.

“부족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이재명 후보의 펼침막도 내걸렸다. 그 아래에 걸린 “이재명 후보님, 당신을 오랫동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펼침막 사진이 보도됐다.

경남 양산 거리에 내걸린 이 펼침막은 이 지역 40·50대 여성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영·호남이 뚜렷하게 나뉜 오늘의 상황 속에서 이 펼침막은 분열의 한국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예외 없이 나타났던 보수와 진보, 호남과 영남의 갈등은 물론 이번 선거에서는 20·30세대와 40·50세대, 장노년세대, 남성과 여성 등 사회를 구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단위의 구성원들이 첨예하게 갈라져 격돌했다.

이런 갈등을 조화롭게 수습해 국민을 하나의 단위로 이끌기 위해서는 윤 당선인의 남다른 고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선거 운동 중에 보여줬던 어퍼컷 세레모니와 같은 전투형 지도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겸손한 모습으로 모든 국민들을 감싸 안아야 할 것이다.

역대 최소득표 차이인 24만7000여 표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 진영에서 재검표 요청 등의 문제 제기 없이 투표 결과를 깨끗하게 수용하고 있는 분위기를 활용해 윤 당선인은 민족의 대동단결을 위해 과거와는 다른 지혜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렇게 분열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일제의 식민통치에서부터 기인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국민통합의 해법은 국민들이 일제 식민통치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항거한 우리 독립운동의 실상을 이해한 토대 위에서 나올 수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도 이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다. 임진왜란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본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조선이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수만명이 이 연발총을 갖고 들어와 우리의 현실을 변혁해 보자고 일어선 농민들을 100대 1, 1,000대 1로 사살했다.

그들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우리의 외교권과 자치권을 강탈했다. 외교권을 빼앗은 일제는 1909년 조선을 대신한 청국과의 간도협약에서 간도를 통째로 청국에 내주고 남만주 철도부설권을 얻어갔다.

조선과 청나라 양국은 당시 백두산정계비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었지만, 일본이 간도를 청나라 땅으로 인정함으로써 지금의 북한지역보다 넓은 고구려의 영토가 중국 땅으로 넘어간 것이다.

불과 1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조상들이 활개 치며 다니던 광활한 땅을 한순간에 잃었고, 우리에게 대륙의 기상은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

그 넓은 고구려 옛 땅을 포함에 중국 동북지역과 연해주를 포함해 제주 한라산 저 끝까지 우리 의병과 독립투사들의 원통한 피가 스며들지 않은 땅은 단 한 평도 없다.

오늘날 우리 국민 대다수가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일제의 왜곡과 그 이후 친일파들의 은폐 때문이다.

독립운동 최고의 장군으로 일컬어지는 홍범도는 글자 한 자 모르는 무식자라고 알려졌지만, 10여 년 전 블라디보스톡 극동 러시아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낸 홍범도의 한문 편지는 초서로 쓴 명필이다.

1910년에 쓴 편지에서 홍범도는 그동안 모은 지원금과 영수증을 의암 유인석에게 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제라도 우리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윤 당선인은 학교에서  ‘한국독립운동사’를 별도의 과목으로 정해 정확하게 알렸으면 한다. 민족 분열을 극복하는 데 있어 국민들이 헌법에서 천명하고 있는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전개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신앙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고 기독교가 일본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이끌어온 노력도 제대로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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