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제103주년을 앞두고 있다. 엄청난 파고를 헤쳐온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3.1절은 그 고난의 정점을 상징하는 날이자 짙은 어둠 속에서 여명이 밝기 시작했던 날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매년 이날을 크게 기념한다.

3.1절은 한국교회에도 매우 뜻깊은 날이다. 민족대표 33인 중 절반 가까이가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단지 3.1운동 때만 반짝 빛났던 것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 곳곳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나라와 민족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한 많은 기독교인들의 수고와 희생을 바탕으로, 또 배후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3.1절 제103주년을 맞은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유와 인권, 풍요와 안전을 누리는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한민국은 여전히 수많은 갈등과 분열 가운데 있다. 조선 말 암군의 실정, 일제시대 자주권 상실, 해방 후 좌우 대립, 6.25 동족상잔의 비극, 전후 급격한 경제 발전 이면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깊게 패인 상처가 아직도 다 아물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3.1절과 대선을 앞두고, 그 같은 상처들을 온전히 치유하고, 밝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야 할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첫째로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 우리 근현대사에 있었던 수많은 질곡들의 원인을 따져 보면 외세의 잘못들도 많지만 우리 스스로의 어리석음이 더욱 근본적이고 심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세, 특히 일본의 잘못에만 집중해서는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과거에 외세보다 우리 스스로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를 열심히 반성해야, 현재와 미래에 그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물론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명분으로 한쪽으로 편향된 역사관에 근거해 역사를 난도질하고 정치적 노선이 다른 이들을 응징하고 보복하는 것은, 사회 혼란과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

우리는 그 엄청난 부작용을 최근 몇 년 동안 지치도록 보고 있다. 셋째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국제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반일감정이 최근 들어 점점 거세져 가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물론 일본에도 그 책임이 있으나, 과연 우리의 태도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도 더욱 냉정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 일본이 과거 우리에게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얽매여 일본을 적대만한다면, 잘못된 태도다.

그러면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고립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는 잊지 말되 미래로 나가야 한다.

반(反)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같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있는 국가에 대해 오히려 냉대하는 태도는 객관적·합리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국익 및 세계 평화, 더 나아가 세계 선교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넷째로 북한 동포들의 인권과 해방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 독립한 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발전과 번영을 일구고 또한 높은 수준의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북한은 3대세습독재정권 아래에서 수많은 동포들이 세계 최악의 인권과 경제적 환경 속에 고통받고 있다. 그들을 위해 우리의 기도와 노력이 강하게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독립과 건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왔던 한국교회가 이제 이 같은 일들에 또한 앞장섬으로써 다시 한 번 민족중흥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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