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대소사 도맡아·토종 민들레 엑기스 농업으로 지역 돕기
마을 주민과 정보 공유하며 교제, 농촌 발전 위해 헌신도

▲흰민들레 엑기스, 환 상품
이천시 설성면 수산리에 위치한 임마누엘교회(조휴중 목사)는 토종 흰민들레 농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농촌교회다. 조휴중 목사는 직접 1500평에 달하는 흰민들레 농사를 지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체험마을 구축 등으로 요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촌목회자로서 마을 주민들과 정답게 살아가면서 수산리의 귀한 일꾼 역할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목사님은 초보 농사꾼

조휴중 목사는 수산리에 정착한 지 올해로 12년이 됐다. 목회자로 마을에 들어선 조 목사는 이제 농사꾼이 다 되었다. 마을 주민들처럼 농사를 지으며, 그 수익을 교회 재정으로 사용하는 ‘진짜 농촌 목회자’인 것이다. 이천 임마누엘교회가 위치한 수산리는 67가구 150여명이 살고 있는 작은 시골마을. 지난 2000년 교회를 개척하면서 이곳에 온 조휴중 목사는 요즘 토종 흰민들레 농사, 체험마을 기획회의, 엑기스 추출 등으로 새벽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최근 저장창고를 구입하는 등 민들레 농사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구비한 임마누엘교회는 어느 때보다 올해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흰민들레 농업을 시작하면서 버는 수익을 재투자하는데 고스란히 사용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때가 됐어요. 마을 사람들에게 흰민들레 농사가 얼마나 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 알려주고 마을 경제에 도움을 줄 생각에 설렌답니다.”

직장인, 농촌목회자 되다

조휴중 목사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목회를 시작했다. 신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지난 1995년에 집을 팔아 하남에 첫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는 2년만에 상가건물 2층 50평을 얻어 확장 이전할 만큼 성장했지만 이내 대형교회들로 인해 설 땅을 잃어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성도들을 심방하면서 방문했던 이천에서 폐가로 있던 교회 부지를 발견했고, 농촌목회를 꿈꾸기 시작했다. ‘땅위에 내 전을 지으리라’는 하나님 명령을 받은 순간부터 조휴중 목사는 농촌목회를 위해 움직였다. 205평에 해당하는 교회 부지를 사서 조립식 건물로 교회 성전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건물을 완성하기도 전에 시련을 겪어야 했다. 재정적으로 어려워져 공사가 중단됐고 또 카드값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다. 쌓인 빚을 갚기 위해 사모와 아이들, 처남까지 호법부터 여주IC까지 영동고속도로 확장공사장에서 일을 하는 등 끝을 모르는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그러나 조 목사를 진짜 힘들게 하는 것은 교회를 달가워하지 않는 지역주민들의 냉랭한 시선이었다. 처음 교회건축을 시작하자 마을 주민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예전에 마을에서 목회하던 안하무인 목사가 마을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줬기 때문에 주민들이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때부터 조휴중 목사는 이방인이 아닌 마을 주민되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작은 일이라도 마을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섰고 마을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교회차량으로 출퇴근하며 교제를 나눴다. 또 마을 청년회 활동과 반장일을 도맡으면서 마을의 대소사를 해결해나가며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쌓았다. 그러자 성도들도 한두명 늘어났다.

그러나 목회는 여전히 어려웠다. 성도 20명 안팎의 작은 시골교회가 재정 자립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조 목사는 재정적 어려움 없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농작물 재배를 통한 자립을 목표로 세웠다.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서울신대에서 진행된 농어촌전문화 과정을 들었고 그곳에서 민들레 농업을 알게 됐다. 민들레공동체를 운영하는 강사를 통해 민들레농업을 소개받은 것이다. 그는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피를 맑게 해주고 위와 간에 좋은 효능을 가진 민들레는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 쓰여왔다”며 “이것을 대량으로 재배, 판매한다면 분명 교회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시작 이유를 밝혔다.

토종 흰민들레 농사, 체험마을 시작

특히 조휴중 목사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국내 토종 흰민들레 농사를 시작했다. 한번 먹은 사람들이 다시 찾을 정도로 흰 민들레는 항암, 고혈압, 피부 등에 탁월한 약효를 가졌다. 이렇게 시작된 민들레 농업은 현재 교회 앞동산 1500평 대지를 빽빽이 뒤덮을 정도로 넓게 퍼져 있다. 조휴중 목사가 수시로 발품을 판 결과 키우기 어렵다던 흰민들레가 뒷산 한가득 피어난 것이다. 최근 교회는 엑기스 기계, 추출기와 건조기, 포장기 등 장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수확과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조 목사는 요즘 ‘녹색 농촌 정거장 마을 위원장’으로서 수산리를 체험마을로 만드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7년 녹색체험마을로 선정되고, 지난 2009년 본격적으로 체험객을 유치하며 지역문화의 특색 사업으로 교회와 마을이 함께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마을 속에서 교회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사실 조 목사는 요즘 민들레농사때문에 생긴 빚으로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다. 일을 하는 사모 덕에 먹고사는 생활은 가능했지만 성도 수가 20여명에 불과해 재정 자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조 목사는 밝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목회자가 큰 부귀영화가 무슨 필요가 있어요? 제가 농사를 짓는 것은 마을 주민들과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때문입니다. 민들레 엑기스가 더 많이 판매되고 체험마을 사업이 확정된다면 마을이 더욱 발전될 것이고 그날을 기대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죠.”

주민들과 목회자가 어우러져야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조휴중 목사. 희망이 있고, 마을주민들에 대한 섬김의 마음이 있기에 임마누엘교회는 매일 행복한 목회를 펼쳐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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