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학과 기독교 미학의 만남’ 

이번에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크리스토퍼 퀼 원트의『미학 아는 척하기』이고, 신앙 서적은 필립 그레이엄 라이큰의 『하나님을 위한 예술』입니다.

크리스토퍼 퀼 원투의『 미학 아는 척하기』입니다. 저자는 맨체스터대학에서 미술사 및 이론을 전공하고 영국 런던 바이암셔 미술학교에서 파인아트 석사 과정 디렉터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방대한 예술사와 예술 작품에 대한 미적 이론을 기술하여 그동안 난해하고 어렵다고 느껴졌던 미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미학이란?’ 주제로 시작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을 꿰뚫고 흐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미학, 토마스 아퀴나스의 종교적 교리로서의 예술, 르네상스 시대의 과학 예술론, 근대 주관주의 미학, 현대 정신분석 미학, 1920~1930년대 마르크스주의 미학, 프랑스 미학자들의 구조주의와 언어 미학 그리고 해체주의 미학까지 책 제목처럼 미학에 대하여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책입니다.

저자는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의 유명한 명상 시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를 인용하여 미학사를 다루게 된 동기를 설명합니다.

“미는 진리다. 진리는 미다.’ 이 명제는 지구에 살면서 아는 그리고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P. 6). 필립 그레이엄 라이큰의『하나님을 위한 예술』은 신앙서적 입니다.

저자는 휘튼대학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M.Div)를 공부했고 옥스포드대학교에서 교회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습니다. 현재 휘튼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이 책은 기독교 예술에 대한 핵심 입문서로서『미학 아는 척하기』에서 소개한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의 유명한 명상 시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를 통해 ‘기독교 미학’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아름다움과 진리는 서로 어울립니다. 영국의 시인 존 키츠는 그의 유명한 시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에서 ‘아름다움은 진리이고 진리는 곧 아름다움이다. 이것이 당신이 알아야 할 전부이다’라고 말했습니다.”(P. 67).

미학과 기독교 미학 모두 존 키츠의 ‘아름다움은 진리이고 진리는 곧 아름다움이다’라는 명제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두 책을 통해 가진 깨달음입니다. 첫째는, 지혜로우신 하나님은 기독교인에게만 그분의 은사를 주시지 않았습니다. “니겔 굿윈이 말한 것처럼 ‘지혜로우신 하나님은 기독교인에게만 그분의 모든 은사를 주시지 않았다’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P. 81).

둘째는, 기독교 미학이 결코 미학의 정교함에 뒤쳐져서는 안 됩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자신이 작곡한 작품에 ‘SDG’라고 서명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것은 라틴어로 ‘Soli Deo Gloria(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뜻합니다. (중략)

바흐가 그의 악보에 남긴 서명이 아니라 질서 정연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 그의 음악이 하나님을 향한 그의 믿음을 증언한다는 것입니다.”(P. 84).

제가 섬기는 열방교회에서 훌륭한 기독교 미술가와 음악가를 만났습니다. 로완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서 작품에 전념하고 있는 정현영 작가와 라이더대학교 겸임교수이면서 웨스터민스터 콘서바토리의 피아노 전공학부 수석으로 있는 정은주 지휘자입니다. 이 두 사람에게서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기독교 예술이라고 해서 결코 ‘키치’(kitsch) 곧 ‘질 낮은 취향에 호소하는 싸구려 예술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품격 높은 실력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독교 미학이 되어야 합니다.

기독교 미학을 실용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은 예술을 빈곤하게 만듭니다. 모든 피조물은 언제나 창조자에 대해 뭔가를 드러내고 있음을 인지하고 ‘미 에서 진리를 만나는’ 기독교 미학이 되어야 합니다.

정현영 작가의 그림과 정은주 지휘자의 연주 속에는 바흐의 ‘SDG’와 같은 숨어있는 서명이 새겨져 있습니다.

며칠 전 서울신학대학교 이길용 교수가 성락성결교회의 성탄축하 예배에서 통기타를 치면서 ‘다시 찾은 크리스마스카드’라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지형은 목사의 시에 이길용 교수가 직접 곡을 붙인 노래였는데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목회자가 쓴 시에 신학자가 붙인 곡이지만 존 키츠의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에서 말하는 ‘미와 진리’를 모두 담아내고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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