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시대보다 과학이 훨씬 더 발전된 내일이 온다면 인간이 겪어야 하는 고난의 강도나 크기도 측정할 수 있는 날이 이를 수 있을까. 망상일 수밖에 없는 질문을 곱씹어보는 이유는 많은 목회자들이 한결같이 종교개혁 이후 목회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토로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기가 두렵다는 목회자들도 있다.

▨… 많은 신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신앙생활이란 종교적 공간 내부로 국한될 수 없고, 신앙생활이 곧 교회생활일수는 없다”(양희송, 『세속성자』)라고 뇌까리는 ‘가나안 교인’ 옹호파가 제도권교회 안에도 등장하는 판국이니 목회자들의 골머리가 아프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코로나가, 오미크론이 교회를 찾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오래전에 교회를 떠난 가나안 신도들이 교회를 향해 ‘우리도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목회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 지금까지의 목회자들은 이런 경우에 흔히 모리스 라벨(M.J. Ravel)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떠올렸다. 제1차세계대전에서 오른손을 잃어버린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P.Wittgenstein)을 위해 라벨이 작곡하고, 피나는 연습 끝에 왼손 연주의 감동을 이끌어낸 기적을 희망으로 제시하기를 서슴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그리스도의 교회이기 위해서는 다시 물어야 한다. 기적이 진정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는가를.

▨… 그뿐만이 아니다.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우리시대는 “전례 없는 연산력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우월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이런 알고리즘은 어떤 인간도 망라하지 못하는 천문학적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 인식 방법을 배우고 인간의 마음은 생각해 낼 수 없는 전략들을 채용한다.”(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이런 식으로 데이터가 종교가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하라리는 예언했다.

▨… 진정 목회가 어려운 시대를 당면하고 있다. 코로나도 힘들고, 가나안 신도의 증가도 힘들고 과학이 하나님의 자리를 넘보는 시대에도 예수는 그리스도일 수 있느냐는 질문도 힘들다. 그 힘듦에 우리 총회장이 “희망하는 사람들”로 답했다.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이 기독교적 희망의 근거요 심장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인 우리가 결코 꺾이지 않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희망의 근거와 실체는 밝혀졌는데 그래도 결코 꺾이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힘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구하려 하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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