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파소리는 귀에 멀고 /아기는 잠이 들었습니다. /그 눈 이마에 별나비가 날고 /입 코 언저리엔 달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등불도 잠이 든 작은 마을에 /하늘의 횃불이 쏟아지고 /산과 들에는 모닥불이 타고 /목동들은 화려한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아기의 호흡 /강물도 바다도 잠이 들고 /하늘만이 살아서 눈 위에 오는데 /입가에 서리는 미소, 그것은 사랑이요, 사랑이며, 사랑이라.(하략, 황금찬;성탄절)

▨… 나는 이천년 전 베들레헴의 더러운 /말구윳간에서 태어났으나 /지금도 그대의 비참한 슬픔을 위하여 /가난한 시골집에서도 태어납니다. /나는 사랑을 위해 그대 생애 속으로 들어 왔으나 /좀 더 큰 사랑을 위하여 그대 생애의 순간 속에서 /태어나고 괴롬받고 또 부활합니다 /나는 사랑을 위하여 역사를 택했으나 /다시 사랑을 위하여 /당신의 생애를 택합니다.(하략, 김정환 ;탄생의 서)

▨… 저 별은 /어두운 하늘에서 밤마다 뜨고 /나의 별은 /좁은 가슴에서 언제나 뜬다.(중략) 동방의 박사들을 이끈 저 별은 /세상에 메시아를 안내하고 /구원의 빛을 환하게 밝혔었는데 /이제 내 작은 별로 /그 하늘의 빛을 담뿍 받아 /응달에는 빛으로 /미움에는 용서로 /다툼이 있는 곳에 화해로 /아픔이 있는 곳에 눈물로 /내 주위를 /조금씩 /조금씩 /밝혀 가리라.(류재하;사랑과 평화의 노래)

▨… 한편의 시가, 또 한편의 노래가 나의 수백편의 설교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그리스도에게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이가 누구였던가. D. L. 무디 그는 “하나님께서는 지옥이 무서워 천당을 가려하는 노예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 이끌리어 돌아오는 아들을 원하신다”고 외치며 “하나님은 사랑”이심을 밝히고 또 밝혔지 않았던가.

▨… 시인들이 노래하는 예수 성탄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사랑’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신 것은 미움을 용서로, 다툼을 화해로 바꾸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 성육신의 사랑을 한스 큉은 ‘예수 혁명’으로 불렀다. 때로는 인간의 아집이 성탄의 사랑을 흐려놓기도 하지만 큉에 의하면 예수 혁명은 언제나 그것을 바로잡아 왔다. 우리의 삶이 원수타도가 아닌 원수사랑을 향하게 하고, 증오와 복수의 예찬이 아닌 화해와 축복을 추구하도록 예수는 제시하고 있다(한스 큉, 『왜, 그리스도인인가』)고 했다. 이 예수의 탄생이 이 땅에서는 시인들의 머리만 조아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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